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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세권 넘어 산세권” … 집값 하락 견뎌낸 은평구 '이 단지'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래미안'
전용 114㎡ 신고가인 12억원 거래

북한산에 둘러싸여 조용하고 쾌적
단지 뒤로 북한산 둘레길 이어져

서울혁신파크 호재지만 사업 지지부진
지하철역·중고등학교 거리 먼 점은 단점
빙고3x3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래미안’ 전용면적 114㎡는 지난달 말 12억원(13층)에 매매됐다. 역대 최고가였다. 1년 전 거래된 11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올랐다. 전용 59㎡도 최근 8억2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2021년 신고가(9억900만원)보단 낮지만 작년 11월(7억6000만원)보다 6000만원 올랐다.

올 들어 집값이 약세를 띠기 시작한 은평구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은평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30% 올랐다.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급락했다. 작년 회복세를 보였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올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평균 아파트값이 2018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바로 옆 ‘북한산힐스테이트 1차(2009년 준공)’와 비교해도 북한산래미안(2010년)의 매매가와 호가가 더 높은 편이다. 물론 불광역에 더 가깝고 신축인 ‘불광롯데캐슬(2018년)’이나 연신내역과 가까워 GTX-A 노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북한산힐스테이트 7차(2011년)’보단 낮다.

조용한 단지...뒤로는 '북한산 둘레길' 바로 이어져

북한산래미안에 어떤 매력이 있을까 싶어 이곳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3호선 불광역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왼쪽으로 끼고 10분쯤 걸으면 나온다. 멀다고 하기도, 가깝다고 하기도 어렵다. 초행자 입장에선 좀 멀다 싶은 느낌이 들 때쯤 아파트가 보인다. 마을버스를 탔다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북한산래미안 1단지(오른쪽)과 2단지(왼쪽). 임근호 기자
북한산래미안 1단지(오른쪽)과 2단지(왼쪽). 임근호 기자
총 782가구다. 불광동 일대에서는 제법 가구 수가 많은 단지다. 지하 4층, 지상 최고 15층의 10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차가 다니는 길을 가운데 두고 1단지(305가구)와 2단지(647가구)가 마주보고 있다. 주차는 가구당 1.17대다.

단지에 들어서고 첫 느낌은 ‘매우 조용하다’는 것이다. 불광동 번화가와 떨어져 있는 데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1단지 뒤로 조금만 올라가면 북한산 둘레길이 나온다. ‘숲세권’을 넘어 ‘산세권’이다.
단지 뒷편 북한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길. 임근호 기자
단지 뒷편 북한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길. 임근호 기자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용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아파트”라며 “래미안이란 브랜드 덕분인지 시세가 주변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B공인 관계자는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어 살기에 좋다”며 “불광역까지 조금 거리가 있지만 그리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단지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나오는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 임근호 기자
단지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나오는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 임근호 기자
단지는 구기터널로 가는 길목에 있다. 터널만 지나면 바로 종로구 구기동이다. 길은 경복궁 서편을 지나 광화문으로 이어진다. 불광역에서 서대문역으로 이어지는 통일로가 출퇴근 시간에 꽉 막히는 까닭에 구기터널을 통해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이점이다.

장단점 확실하지만...비슷한 아파트들 속 자신만의 매력 가져

주변 개발 호재로는 불광역 인근 서울혁신파크 개발이 있다. 11만㎡에 이르는 대형 부지다. 원래 국립보건원(질병관리청)이 있던 땅인데 서울시가 2009년 사들였다. 오세훈 시장이 2022년 건물을 철거하고 강남 코엑스급으로 복합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업은 추진되지 못했고, 부지를 올해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C공인 관계자는 “특별히 호재라 할만한 것은 없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혁신파크 부지가 개발이 그나마 북한산래미안에 호재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산래미안 1단지와 상가. 임근호 기자
북한산래미안 1단지와 상가. 임근호 기자
북한산래미안은 장단점이 확실하다. 조용하고 공기 좋고 외관이 깨끗한 점, 시내로의 자동차 출퇴근이 편리한 점 등은 장점이다. 하지만 지하철역과 거리가 조금 있고, 중학교·고등학교가 멀리 있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D공인 관계자는 “주변 번화가와 역세권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불광롯데캐슬과 북한산힐스테이트7차를 선호한다”며 “하지만 불광동 아파트는 저마다 매력이 있어 어느 한쪽을 많이 찾는다 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단지 뒤로 보이는 북한산 풍경. 임근호 기자
단지 뒤로 보이는 북한산 풍경. 임근호 기자
북한산래미안은 ‘불광동 대장’은 아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아파트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그런 점이 매매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다면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만한 단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임근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출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책과 관련한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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