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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셉틴 이후 14년 만에…위암 표적항암제 새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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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텔라스, 3월 빌로이 출시

    2011년 이후 첫 표적항암제
    허셉틴 안 듣는 80% 환자 타깃
    젊은 환자에도 처방 확대될 듯
    병당 수십만원 약값은 부담
    전이성 위암(3·4기) 환자를 위한 새 표적항암제인 아스텔라스제약의 ‘빌로이’가 다음달 국내에 출시된다. 위암 치료에 쓰일 새 표적항암제가 나오는 것은 2011년 로슈의 ‘허셉틴’ 이후 14년 만이다. 허셉틴이 듣지 않는 약 80%의 전이성 위암 환자를 타깃으로 한 새 표적항암제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허셉틴 이후 14년 만에…위암 표적항암제 새 시장 열린다

    ◇허가 반년 만에 국내 출시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스텔라스제약의 빌로이 국내 출시일이 다음달 3일로 정해졌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를 받은 지 6개월 만이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국내 조기 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7%에 이르지만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위암 환자의 생존율은 6.6%에 불과하다”며 “치료제가 마땅치 않던 전이성 위암 분야에서 의미가 큰 신약”이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허셉틴이 위암 표적항암제로 사용된 뒤 국내 위암 환자는 크게 허셉틴을 쓸 수 있는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과 쓸 수 없는 HER2 음성으로 분류됐다. HER2 양성은 국내 위암 환자의 15% 정도다. 표적항암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면역항암제도 활용됐지만 치료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10%에 불과했다. 그동안 국내 전이성 위암 환자의 80%가량은 독성이 강한 화학항암제 외엔 적절한 치료법이 없었다는 의미다. 빌로이는 위 점막세포 등에 많은 클라우딘18.2라는 새 표적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HER2 음성 위암 환자의 40%가량은 이 단백질 양성으로 추정된다. 의료계에서 ‘치료 공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빠르게 진행하는 젊은 위암에 효과

    국내 위암 전문가들의 고민 중 하나가 빠르게 진행하는 ‘젊은 위암’ 환자다. 대부분 HER2 음성이라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데다 암이 번지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선 이런 젊은 위암 환자 치료에 빌로이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12월께 빌로이 1차 물량을 한국으로 들여왔지만, 한동안 출시일을 정하지 못했다. 이 약을 투여하려면 환자 암 조직에 클라우딘18.2 단백질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반진단’ 검사가 필요한데 국내에 해당 검사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13일 이 검사법을 출시한 로슈진단에 동반진단 검사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통보한 뒤에야 출시일이 결정됐다. 치료제 출시가 늦어지자 아스텔라스는 국내 환자에게 약을 미리 공급하는 조기공급프로그램(EAP)을 가동했다. 지난해 7월 이후 10개 의료기관에서 51명이 EAP를 통해 신약을 썼다.

    ◇보험 혜택 못 받는 건 한계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한계다. 12일 건강보험 진입 첫 관문인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빌로이는 통과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의 빌로이 약값은 바이알(병)당 1600달러(약 230만원)다. 국내 약값은 4분의 1 수준이지만 여전히 환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혜승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돼야 의료기관에서 동반진단에 맞는 적절한 수가를 받을 수 있다”며 “하루빨리 급여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딘18.2 단백질은 위암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표적’이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했다. 국내 기업 중 리가켐바이오가 클라우딘18.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인 ‘LCB02A’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온은 클라우딘3 표적항암제인 ‘ABN501’을 개발 중이다. 아스텔라스는 빌로이 적용 범위를 췌장암으로 확대하고 있다. 라 교수는 “위암 분야에선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FGFR)2 계열 표적도 기대할 만한 후보군으로 꼽힌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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