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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5억원 껑충 뛴 잠실
서울시가 지난 12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아파트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서울시는 2020년 6월 강남구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인 이 지역들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는데, 5년여 만에 족쇄를 풀어준 것이다. 다만 안전진단 문턱을 통과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 14곳은 투기 과열 등 부작용을 감안해 여전히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잠실동 일대가 특히 관심을 받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잠실우성1~3차(1842가구), 잠실우성4차(555가구), 아시아선수촌(1356가구) 등은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다. 하지만 엘스(5768가구), 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레이크팰리스(2678가구) 등 기존 대단지가 갭투자 시장에 풀리게 됐다. 실거주 의무 2년 등의 규제가 사라지게 돼서다.
매물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잠실엘스의 매물은 지난 14일만 해도 363건이었는데, 지난 17일 324건까지 줄었다. 매물을 거둬 호가를 높이려는 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트리지움의 매물은 지난 12일 208건에서 17일 228건으로 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가 반영돼 가격이 꽤 오른 만큼, 지금을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집주인들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갭투자 붙어 거래량 늘어날지 주목
업계에선 당분간 잠실 일대 아파트의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손바뀜이 가장 활발했던 단지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6864가구)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총 26건이 거래됐다. 관악구 관악드림타운(3544가구)이나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각 20건)를 제쳤다. 엘스(14건), 트리지움·리센츠(각 10건), 레이크팰리스(7건) 등과 비교하면 최대 4배 가까이 거래가 많았다.
‘엘리트레’(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와 인접해 있는 파크리오는 잠실 생활권에 속한다. 하지만 잠실동이 아닌 신천동에 있어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빠져 있었다. ‘갭투자의 성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잠실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를 파크리오가 흡수하면서 엘리트레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데 대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역으로 말하면 이제 갭투자가 허용된 엘리트레도 파크리오 못지않게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단순 계산해도 약 17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잠실엘스 전용 84㎡를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매매가가 더 오를 경우 갭의 크기가 20억원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거주 의무가 없어진 만큼 투자 수요 증가는 분명하다”면서도 “갭의 크기가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렸다고 해서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될 만큼의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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