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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2만통 문자 폭탄 받아"…속내 토로한 최상목 권한대행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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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재부 신임 총괄과장 격려 오찬
    "마지막 과장직, 최선 다해달라"
    "하루 2만통 문자 폭탄 받아"…속내 토로한 최상목 권한대행 [관가 포커스]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집무실. 기획재정부 신임 총괄과장들이 원형 테이블에 최 권한대행과 마주 앉았다. 이달 초 총괄과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중책을 맡게 된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최 권한대행이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행정고시 29회로 이날 초대받은 과장들보다 공직생활 16년 선배이기도 하다.

    오찬 메뉴는 일본식 라멘 도시락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소추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대부분 오·만찬 일정을 정부서울청사에서 소화하고 있다. 경호 수준이 대통령급으로 격상되면서 외부 식당을 이용할 경우 식당 주인은 물론 다른 손님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부처 같은 선배여도 후배는 선배 앞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법이다. 일부 과장들은 미리 준비해 간 '포부 한마디'를 머릿속으로 되뇌면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눅이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최 권한대행이었다.

    "각자 한마디씩 하라고 하면 부담스러울 테니, 그냥 내 얘기를 할게요."

    최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첫 한 달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31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했을 때는 하루 2만통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 했다. 대부분 그의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당시를 회상하며 "정신적인 압박이 컸다"며 "이래서 공직자는 정치를 못 한다고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최 권한대행은 기존에 써왔던 휴대폰 번호를 바꿔야 했다.

    최 권한대행은 "큰 어려움도 있었지만 기재부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면서 감사의 뜻을 밝혔다. 권한대행 임기 시작 이틀 만에 벌어진 제주항공 참사가 대표적이다. 사고 당시 "재난·안전 업무를 해보지 않은 기재부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컸지만, 무안 지역을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기재부 예산실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재부가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데다 성격이 급한 부처(대처가 빠르다는 뜻)여서 그나마 잘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게 최 권한대행의 해석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총괄과장은 여러분 인생의 마지막 과장 자리"라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기재부 1차관 라인의 신임 총괄과장들을 초대해 격려 오찬을 했다. 최 권한대행의 마지막 과장직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이다. 2004~2007년 증권제도과장과 금융정책과장을 맡으면서 현재의 자본시장통합법 입안을 주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상용/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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