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 정몽규 축구협회장 "막힌 곳 뚫고 갈등 풀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85% 득표율로 55대 회장 당선
허정무·신문선 후보 제치고 압승
징계 리스크에도 표심 영향 미미
"축구팬들의 질책 잊지 않겠다
결자해지 각오로 개혁할 것"
허정무·신문선 후보 제치고 압승
징계 리스크에도 표심 영향 미미
"축구팬들의 질책 잊지 않겠다
결자해지 각오로 개혁할 것"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치러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정 회장은 총투표수 183표 중 156표를 얻어 득표율 85.24%로 당선됐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15표(8.19%),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는 11표(7.05%)에 그쳤다. 무효표는 1표였다. 정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 과반을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192명의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및 전국연맹 회장, 프로축구 K리그1(1부) 구단 대표이사 등 당연직 대의원과 이 단체 임원 1명씩을 비롯해 무작위 추첨을 통해 뽑힌 선수·지도자·심판으로 구성됐다. 축구협회 산하 단체장이 총 66명으로 전체의 34.3%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가 정 회장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두 야권 후보가 나란히 ‘반(反)정몽규’를 외쳤지만 축구계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 회장은 1994년 울산 현대 호랑이 축구단(현 울산HD) 구단주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축구계와 인연을 맺고 있다. 2013년 경선을 통해 축구협회 수장을 처음 맡은 정 회장은 2선, 3선 때는 단독 후보로 무난하게 당선됐다. 이번에 4선에도 성공하며 16년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정 회장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많다. 2023년 3월 승부조작 축구인 등을 기습 사면해 논란이 됐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선 정 회장의 4선 연임에 반대하는 의견이 61.1%에 달했다.
중징계 리스크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점도 변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 회장 등 주요 임원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라고 협회에 요구했다. 선거에 앞서 축구협회가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정 회장은 후보자 자격을 유지했지만, 문체부의 항소 결정으로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체부는 협회가 정 회장 징계를 요구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환수하고 제재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문체부와의 갈등에 대해 “막힌 곳이 있다면 뚫고, 묵힌 곳이 있다면 풀어나가겠다”며 “한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직접 나서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등을 약속한 정 회장은 “작년 축구 팬들의 질책을 잊지 않겠다”며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정 회장의 임기는 당선증을 받은 이날부터 2029년 초 정기총회일까지 4년이다. 당초 새 회장 임기 시작일은 지난달 22일 정기총회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허 전 감독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선거가 두 차례 파행을 겪은 탓에 한 달 이상 늦어졌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