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 조합원 분양가 19.6% 올려

새로 시공사 선정하며 오른 공사비 반영
다음달 총회 열어…올 연말 이주 목표

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 투시도. / 사진=현대건설 제공.

공사비 1조3000억원대 재개발 사업지인 부산 괴정5구역 조합이 조합원 분양가를 20% 가까이 올리기로 했다. 새로 시공사를 선정하며 오른 공사비를 반영하면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 괴정동 괴정5구역 조합은 최근 조합원 분양가를 3.3㎡당 평균 1380만원에서 1650만원으로 270만원(19.6%) 올리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일반분양 예상가는 평균 2200만원에서 2250만원으로 150만원(7.1%)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9월 현대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며 3.3㎡당 공사비를 673만8000원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2018년 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할 때의 공사비 445만원에서 크게 올랐다.

조합 측은 “오른 공사비를 반영하면 조합원 비례율이 약 45%로 떨어져 사업 진행이 어렵다”며 “변동 사업비를 모두 일반 분양가에 전가할 수는 없고, 불가피하게 조합원 분양가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다음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총회를 연다. 4월께 사하구청에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올 연말에는 이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괴정5구역은 부산 지하철1호선 사하역 바로 앞 평지에 자리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5년 부산 최초의 ‘주민자치형 생활권 시범사업’으로 선정됐고, 2018년 5월 조합 설립 후 4년 7개월 만인 2022년 12월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받았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철거와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조합 내 갈등과 시공사와의 공사비 다툼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포스코·롯데 컨소시엄이 공사비를 445만원에서 65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하자 조합은 이를 거부하고 지난해 2월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595만원대에서 공사를 해줄 시공사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 선정한 현대·대우 컨소시엄과 이보다 높은 673만원에 계약하게 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고급화를 꾀한다고 하지만 사업 지연과 공사비 상승을 고려하면 실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괴정5구역은 지하 3층∼지상 39층, 19개동 규모로 공동주택 3102가구와 오피스텔 144실,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한다. 공사비는 총 1조3086억원이다. 컨소시엄이 제안한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사하역 포레스트’다. 해외 건축기업인 아카디스의 도움을 받아 설계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