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제공=-한국여성경제인협회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제공=-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성의 전문성과 혁신성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 '펨테크'를 키우는 데 가장 중점을 둘 겁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제11대 회장인 박창숙 창우섬유 대표가 밝힌 포부다. 그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인터뷰를 통해 "326만개 여성기업을 대표하는 유일한 법정 여성 경제단체로서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여성기업을 육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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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테크란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여성의 생리, 임신, 출산, 육아 같은 건강 문제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결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말한다. 난임 AI 솔루션, 여성용품 구독 서비스, 출산 훈련 앱 등이 대표적 예다.

박 회장은 "펨테크는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큰 분야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본격 지원을 하기 위해 올해 필요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2040 젊은 여성 기업인을 신규 회원사로 확보, 정회원 1만명, 일반회원 10만명 규모로 협회를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여경협에 회비를 납부하는 정회원은 3200여명, 일반 회원은 6300여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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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현재 여경협에 소속된 2040 여성기업인은 5% 정도"라며 "아이디어가 넘치고 기술력이 뛰어난 젊은 여성기업인들이 선배 기업인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 여성 기업인 중 2040 세대 비중은 49%가량이다. 이들을 신규 회원사로 영입하겠다는 것.

국내 여성 기업인들의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창우섬유 대표로서 과테말라에 진출해보니 해외에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더라"며 "수출 경험이 있는 국내 여성기업은 2.4%에 불과한데 하루라도 빨리 진출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만나 국내 여성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펨테크 산업 육성도, 여성 기업인의 해외 진출도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내년에 중기부 예산을 받아 일단 10억~20억원가량을 펨테크 산업 육성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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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협 회장 임기는 3년이다. 박 회장은 "임기가 끝나면 '일만 했던 여자'라고 기억해줬음 좋겠다"며 "임기 후엔 창우섬유 대표로서 다시 과테말라로 돌아가 해외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1990년 원사를 직조하는 편직 전문업체 창우섬유를 창업, 2021년 처음 과테말라에 편직공장을 세웠다. 글로벌세아, 한세실업 등 국내 섬유업체들에 원단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미국 섬유 대기업들과도 거래를 늘리고 있다.

박 회장은 "처음 사업 시작했을 땐 여성 기업인에 대한 편견, 거리두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같이 밥만 먹어도 오해를 받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편견을 극복하려고 원단 개발에 몰두해 기술력을 갖게 된 노하우들을 지금의 젊은 여성 기업인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며 "경영하기 어려운 시기이지만 함께 성장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