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신현대 공시가 26% 껑충…원베일리 보유세 1800만원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인근 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성동구 용산구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등 일부 단지는 보유세가 무려 30~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방은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공시가격이 내려가고 세 부담도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 서울 평균 7.86% 상승

13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 변동률은 3.65%를 기록했다. 2022년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라 17.2% 급등했던 공시가격은 2023년 현실화 계획이 폐지되자 18.63% 하락했다. 지난해엔 1.52% 오르며 안정화했다.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부터 3년 연속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현실화율)로 69.0%를 적용해 공시가격을 산출하고 있다. 지난해 시세 변동이 공시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셈이다.

공시가격의 시·도별 편차는 심했다. 서울은 7.86%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3.16%, 2.51% 오르는 등 수도권이 상승을 주도했다. 지방은 대부분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세종은 지난해보다 공시가격이 평균 3.28%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으로 꼽혔다. 세종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6.44% 올랐는데, 1년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어 대구(-2.90%) 광주(-2.06%) 부산(-1.66%) 등도 공시가격이 전년보다 내려갔다.

서울은 자치구마다 공시가격 변동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서초구는 지난해보다 11.63% 오르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11.19%) 성동구(10.72%) 용산구(10.51%) 송파구(10.04%) 등이 10%를 웃돌았다. 도봉구(1.56%) 강북구(1.75%) 구로구(1.85%) 등은 1%대 상승률에 그쳤다.

◇ 압구정동 신현대 세 부담 39.2% 쑥

올해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올해 공시가격 안을 바탕으로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를 가진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올해 예상 보유세는 764만2101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보유세(589만4460원)와 비교하면 1년 새 세 부담이 28.64% 늘어나는 셈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60%와 재산세 45%를 적용하고,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가 없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다.

압구정동 신현대 9차는 지난해 27억6000만원이던 공시가격이 34억7600만원으로 25.9% 상승했다. 이에 따라 보유세 부담은 지난해 1328만원에서 1848만원으로 39.2% 늘어날 전망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보유세는 지난해 537만5862원에서 올해 665만2720원으로 24.8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입주한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는 올해 공시가격이 34억3600만원이다. 보유세는 지난해 1340만원에서 올해 1820만원으로 35.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북권 고가 아파트도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 고급 주택인 한남더힐 전용 235㎡는 지난해(5008만1529원)보다 11.40% 늘어난 5580만9772원의 보유세를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114㎡는 보유세가 지난해 367만9893원에서 올해 414만4628원으로 14.13% 늘어난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를 내야 하는 가구(1가구 1주택, 12억원 초과 기준)도 지난해 26만6780가구에서 올해 31만8308가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가구(1558만 가구)의 2.04%에 달한다.

유오상/심은지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