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홈플러스 경영진 "부도 막으러면 회생 불가피"...김병주 사재 출연은 즉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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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사전 회생 계획 안해" 해명
1~2월 정산금 소상공인 먼저 지급
조주연 사장 "대기업들 양해해달라"
1~2월 정산금 소상공인 먼저 지급
조주연 사장 "대기업들 양해해달라"

○"회생 미리 게획한 적 없다" 해명 나선 MBK
14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회생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이 강등된 후 자구책이나 대주주의 자금 투입 등도 없이 불과 4일만에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대해 각종 비판들이 제기되자 김 부회장이 나서서 이를 해명한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경영이 악화한 홈플러스의 회생 계획을 미리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들이 줄줄이 상환 불능에 빠진 가운데 홈플러스가 회생을 미리 계획했다면 투자자들을 기만한 '사기판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미상환된 홈플러스 카드대금 ABSTB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회사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긴 곤란하다"고 했다.
○대기업은 6월 이후 채권 지급, 공급사들 '갸우뚱'
이날 홈플러스는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지급이 중단됐던 1~2월 판매대금 중 3400억원을 변제했다고 밝혔다. 영세 업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변제 우선 순위는 소상공인 및 소규모 협력사를 우선으로 둔다는 방침이다. 현재 홈플러스가 보유한 현금은 약 1600억원이다.

공급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전날 이러한 내용을 미리 전달받고 6월 이후 상환에 대해 협의했다. 그러나 일부 공급사들은 다소 부정적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A 공급사는 "1월 판매 대금이 6개월 뒤에 받아야 해 회사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고 했다. 또다른 B 공급사는 "현재도 정산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 물품을 제한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