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0만원이 5000만원 됐다"…주주들 '눈물의 손절'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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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유상증자 결정에 주가 급락
52주 신저가…시총 순위도 32위로 밀려
"현재 주가 수준에 유상증자 적절했나 의문"
회사 "재무 안정성 고려"
52주 신저가…시총 순위도 32위로 밀려
"현재 주가 수준에 유상증자 적절했나 의문"
회사 "재무 안정성 고려"

삼성SDI, 주가 내리막길…52주 최저가 추락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날 6.18% 내린 19만14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8만9300원까지 밀리며 52주 최저가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4조280억원에서 13조1620억원으로 8660억원가량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32위로 밀렸다. 2021년 8월 기록한 최고가(종가 기준)가 82만8000원(시총 순위 7위)와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수준이다.이 와중에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졌다. 전날 개장 전 삼성SDI는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1182만1000주가 신규 발행되고, 증자 비율은 16.8%다.
주주들 '시름'…"손실 투자자 비율 96% 육박"
주주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 투자자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삼성SDI를 손절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9513만원에 매입했던 삼성SDI 260주를 5075만원에 매도했다. 손실은 약 4446만원, 손실률은 46%에 달했다. 그뿐이 아니다. 지난 12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삼성SDI에 투자한 5만4095명 중 손실 투자자 비율은 96.46%에 육박했다.
2차전지 업황 전망 '먹구름'
게다가 2차전지 업황 전망은 여전히 어둡고, 삼성SDI를 둘러싼 환경도 녹록지 않다. IBK투자증권은 삼성SDI가 올해 사실상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봤다.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아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라며 "북미 내 관세 부과, 유럽연합(EU)의 액션 플랜 발표에 따른 유럽 내 전기차(EV)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EV 시장 환경은 비우호적"이라고 짚었다. EU는 액션플랜에서 내연기관 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완화했다.

삼성SDI 주가가 반등하려면 '성장성'이 입증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SDI의 투자 포인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다. 저평가 상태가 해소되려면 성장성이 명확해져야 한다. 특히 비중이 큰 고객사였던 리비안의 공백을 메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다. 장기적으로 BMW 플랫폼에 납품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번 유상증자 자금 일부를 헝가리 46파이 라인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 관련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