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동 "올 M&A 시장에선 'S·E·D·E·N' 관련 산업을 주목해야"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선 ‘S·E·D·E·N’을 주목해야 합니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 부문 대표(사진)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S)와 전기차 및 2차전지(E), 방산(D), 전력기자재(E), 원자력(N) 관련 산업이 한국에서 가장 유망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산업”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을 이끌고 있다. 1977년생인 그는 삼정KPMG 내 부문 대표 중 최연소다. 지난해 조직 정비에 많은 공을 들였던 김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향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M&A 시장에서 타깃으로 정한 대표 섹터가 ‘S·E·D·E·N’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와 2차전지는 한국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고, 방산과 전력기자재, 원자력은 중국과의 경쟁을 피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S·E·D·E·N에서 딜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주선하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작년에는 지갑을 닫고 비주력 사업부나 계열사를 매각하는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다시 지갑을 열고 인수에 나서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결국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는 것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올해는 대기업들이 다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가 최근 체감하고 있는 M&A 시장의 변화는 ‘밸류 크리에이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과거에는 사모펀드(PEF)가 인수 이후 비효율을 줄이고 정비하는 방식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만 끌어올려도 재매각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면, 이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근본적인 밸류 크리에이션 전략이 없는 딜은 펀드 자체 투자심의위원회 통과는 물론, 출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기도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올해 재무자문부문 차원에서 ‘GTM(Go To Marke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시장을 향해 가자’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재무자문부문 57명의 파트너가 반드시 ‘1일 2고객’을 만나고, 고객들의 고민과 현안을 한 곳으로 모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다. 김 대표는 “GTM 프로젝트를 통해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트너들 사이에 칸막이를 없애고, 정보를 한군데로 모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관/최다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