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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와 다정함이 당신을 빛나게 한다 [이윤학의 일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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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열아홉 번째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생활에서 업무능력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그리고 그 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윤활유가 꼭 필요하지요. 찰스 다윈은 "자상한 구성원들이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며,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는 지구상에서 인류의 번성에 대해 "호모사피엔스가 생존에 성공한 정도가 아니라, 그 어떤 종보다 번영할 수 있게 해준 힘은 친화력이다"라고 말했지요. 인간이 인간으로서 갖는 가장 매력 중의 하나는 다정함, 자상함, 친화력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매력을 넘어서서 생존의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무기가 되었습니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조직 생활에서, 다정함이나 친화력은 생각지도 않은 행운을 가져올 때가 많습니다. 힘든 업무 속에서 따뜻한 한마디, 밝은 미소가 힘을 내게 하지요. 인류는 그런 방향으로 수만 년 동안 진화해왔습니다.

    영장류 중에 인간만이 유일하게 눈동자 주변의 공막이 하얗습니다. 침팬지나 보노보 같은 영장류의 눈은 홍채와 공막이 뒤섞여 있어 그들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한 것이지요. 그러나 인간만이 하얀 공막을 가져 시선을 조금만 움직여도 무엇을 보는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왜 생존에 불리한 방향으로 인간의 눈은 진화했을까요?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은 아기 때부터 눈맞춤을 하면서 눈이 협력적 의사소통에 알맞게 설계되고 진화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가지는 따뜻함은 눈빛과 입가의 미소에서 나옵니다. 그것이 인간의 가지는 매력이자 생존의 필살기이지요.

    "눈빛과 입가의 미소, 인간이 가지는 생존 필살기"

    회사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당연히 업무 수행 능력입니다. 일 못하는 직원을 반기는 조직은 없지요. 군대에서 소위 고문관이라고 불리는 유형은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 불필요한 일을 많이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똑게'(똑똑하지만 게으른 사람, 똑똑하지만 게을러서 불필요한 문제는 안 일으킨다는 의미)를 더 선호하지요. 물론 똑부는 누구나 선호하지만 극소수이고, 멍게는 모든 사람이 싫어합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보다도 같은 역량이라면 자상한 사람, 따뜻한 사람, 밝은 사람이 더 좋습니다. 조직 내 의사소통, 분위기가 확연히 좋아지기 때문이지요.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감성지능(EQ, Emotional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습니다. EQ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입니다. EQ가 높은 사람은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잘해 조직 내 협력과 지원을 끌어내며, 갈등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팀워크 형성에도 도움을 줘서 팀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카네기 멜런대학의 연구에서도 직업 성공의 85%가 사람과의 관계와 사회적 기술에 의해 결정되며, 기술적 지식과 능력은 성공의 15%만 차지한다고 했지요.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실 밝음, 자상함, 미소 등이 조직 내 성공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명확한 인과 관계를 찾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밝고 긍정적인 자세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지요. 존중과 예의, 그리고 인사는 그 근본이 같습니다. 존중의 마음을 표현하는 구체적인 예의 형식이 인사이고, 그 인사는 밝고 따뜻한 것이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집니다.

    팀워크를 강조하는 골드만삭스의 연구에 따르면 서로에게 친절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서 직원 간 긍정적인 상호 작용하는 팀의 업무 처리 속도가 평균보다 15%나 빠르다고 합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3만명이 넘는 직원들의 성과 평가 시스템에서 숫자로 점수를 매기는 제도를 폐기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람과 조직의 성과는 숫자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고 본 것이지요. 그것에는 친절, 존중, 긍정, 따뜻함이 들어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따스한 눈빛과 입가에 미소가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 사람이 많은 조직은 당연히 성과가 높을 수밖에 없지요. 인류는 그렇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적응하며 진화해 왔습니다.

    사람과 조직의 성과, 숫자만으로 표현 안 돼

    저와 같이 일했던 '코피 보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늘 밝게 웃고, 인사 잘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언제나 시원시원하게 대답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지만 남모르게 끝까지 찾아보는 게 장점이었지요. 어느 해 가을 속초로 워크숍을 가던 그날, 장거리 운전이라 부장인 저를 모시고 가겠다고 자기가 직접 운전했습니다. 그런데 운전 중에 갑자기 코피가 쏟아진 것입니다. 피곤하면 한 번씩 터지던 코피가 하필이면 직장 상사를 모시고 가는 자동차에서 터진 것이지요.

    그 친구만큼 놀란 것은 옆자리에 탄 저였습니다. "아니 얼마나 무리를 했으면 또 코피가 터져. 내가 운전할 테니, 옆자리에서 눈감고 누워 있어" 선천적으로 조금만 무리하면 코피가 터지는 그 친구를 '코피 보이'라고 놀리던 저는 그 친구를 옆자리에 태우고 직접 운전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요.

    코피 보이는 당시에는 불모지였던 해외주식 투자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의 밝은 얼굴과 예의 바른 인성,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잘 알고 있었기에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를 해주었지요. 밝게 웃는 코피 보이는 해외주식부의 마스코트였습니다. 밝은 만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성실성으로 입사 동기 중에 가장 빨리 승진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두가 인정해 준 결과였지요. 어느 날 저에게 방송국에서 출연 요청이 왔습니다. 해외주식투자 전문가 코너에 고정 출연해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저 대신 코피 보이를 추천했습니다. 밝고 신선한 이미지에 치밀하게 글로벌 주식 시장을 탐구하는 노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방송국에선 난감해합니다. 전문가 코너인데, 경력이 짧은 것이 걱정되었던지, 카메라 테스트하자고 합니다. 코피 보이는 카메라 앞에서도 밝게 웃으며 전문가답게 시원시원하게 답변을 잘합니다.

    카메라 테스트 후 담당 PD가 저에게 살짝 말했습니다. "젊은 분을 전문가로 모시기가 좀 불안했는데, 밝게 잘 웃으시네요. 말씀도 막힘없이 시원하게 잘하시고, 핵심을 콕 잘 짚어 주셔요. 이젠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밝게 웃는 얼굴이 한몫한 겁니다. 이후 코피 보이는 승승장구하였습니다. 이젠 부장이 되어 해외주식투자 지침서도 발간하고 고객관리와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었지요.

    여러분도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 그런 친구 있지 않나요? 밝은 성격으로 조직 내 분위기를 항상 부드럽게 만들고, 자상하게 일을 상의해주는 그런 동료. 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돌보며 일하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윤학 프리즘자산운용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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