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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트럼프의 사법부 겁박, 한국 입법부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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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법부를 거칠게 공격하면서 논란이 크다. 자신이 밀어붙이는 불법 이민자 추방, 연방정부 구조조정,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금지와 같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등에 법원이 잇달아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놓자 판사 탄핵까지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적 200여 명을 재판 없이 추방하려는 데 대해 일시 중단 명령을 내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에게는 ‘좌파 미치광이 선동가’라며 탄핵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추방을 강행했고 백악관은 대규모 추방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일론 머스크도 자신이 추진하는 국제개발처 해체에 대해 법원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중단 명령을 내리자 ‘사법 쿠데타’라며 의회에 법관 탄핵을 요구했다.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항소심 등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법원 명령에 따르지 않은 것은 물론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해 사법부를 공격하는 것은 3권 분립 정신을 허무는 극단적 규범 파괴 행위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한국에서는 입법부의 사법부 통제와 겁박이 일상이 된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기소 이후 ‘판사 선출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이 대표를 법원에 출석시킨 재판부를 “헌정 질서에 사법부가 도전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사법부 개혁을 넘어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반헌법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나오자 판사를 처벌받게 하겠다거나 ‘사법부 쿠데타’라며 공격하고, 지지층은 판사 탄핵 서명운동도 펼쳤다.

    최근엔 여야 가릴 것 없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하는 헌법재판관을 협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신속한 탄핵 선고를 촉구하며 국회~광화문 도보 행진을 이어오고 있고, 국민의힘은 헌재 앞에서 탄핵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법부를 입법부와 정치권력의 시녀 정도로 여기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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