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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첫 여성 IOC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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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첫 여성 IOC 위원장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서울이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자 밤 12시 가까운 시각에도 전국에 환호성이 터졌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세울, 꼬레아” 발표는 아직까지 감격의 순간으로 회자된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지난 20일 IOC 역사상 최초로 여성·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이 선출됐다. 이변의 주인공은 커스티 코번트리 짐바브웨 IOC 집행위원. 그는 2004년과 2008년 올림픽 여자 배영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선수 출신이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총 7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코번트리는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을 확정했다. 그의 당선에는 현 위원장 토마스 바흐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IOC 위원 109명 중 변화를 바라는 젊은 위원들이 최연소 후보(1983년생)인 그에게 표를 몰아준 것도 컸다.

    IOC는 올해로 설립 131주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단 9명의 위원장이 이끌어왔다. 평균 재임 기간이 15년가량 된다. 2대 위원장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은 무려 29년간 집권했다. 6월 24일 공식 취임하는 코번트리 역시 8년의 임기를 보장받고, 한 차례(4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장기 집권하는 IOC 위원장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IOC 위원 선출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외교적 위상도 높다.

    IOC는 그동안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개최국 중국의 인권 탄압을 옹호해 논란이 된 게 대표적이다. 뇌물과 향응을 둘러싼 부정부패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트랜스젠더 선수 허용, 러시아의 올림픽 복귀 등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코번트리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IOC는 진정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개혁 의지를 밝혔다. IOC의 오랜 유럽·남성 중심 ‘유리 천장’을 깬 그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서욱진 논설위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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