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한 달 만의 번복…잠시 '진통제' 놨을 뿐"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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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해제 한 달 여만 재지정, 오는 9월까지 시행
"촌극 따로 없어…실효성 없어·시장 논리 역행"
"촌극 따로 없어…실효성 없어·시장 논리 역행"

5년 동안 묶여 있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약 한 달 전 해제됐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지자체의 허가를 무조건 받아야 하고, 실거주를 해야 허가가 났기 때문에 사실상 거래가 제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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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후 집값이 날뛰자 서울시는 지난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다시 지정했습니다. 잠삼대청을 뛰어 넘어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있는 모든 아파트, 약 40만가구에 족쇄를 채웠습니다. 오는 9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지정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지난 사례처럼 계속 재지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한 달여 만에 구역을 확대 재지정해 시장 혼란을 일으키고 정책 신뢰를 무너뜨린 '촌극'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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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동안 또 집을 못 팔긴 싫다"는 집주인들은 호가를 2억~3억원 낮춰 거래에 나섰고, 이런 급매성 매물을 노린 매수인들은 "조금만 더 기다리면 가격이 더 내릴 것 같다"며 물건을 일부러 잡지 않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을 예로 들면 2018년 6월~2020년 5월 거래량은 4456건이었지만 2020년 6월~2022년 5월까지의 거래량은 814건으로 81.7% 급감했습니다. 다만 집값 상승폭은 한층 커졌습니다. 같은 기간 20.79%에서 22.51%로 1.72%포인트 뛰었습니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2018년 6월 16억6000만원이었는데, 2022년 6월 24억원을 기록해 7억4000만원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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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심지어는 이번에 강남 3구와 용산구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면서 '정부가 찍어준 확실한 투자처'가 이들 지역이라는 점을 공언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판단이 가격 안정과는 상관이 없지 않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을 역행하는 제도라는 지적도 줄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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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장에선 '풍선 효과'를 기대하며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된 핵심지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의 경우 대장주 아파트 집값은 이미 강남발(發) 상승세가 번져 고점 부근에 형성된 상태입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 C씨는 "이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인근 지역인 마포, 성동, 동작, 강동, 광진구 등 주변 지역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움직임이 늘지 않았느냐"며 "시장을 통제하려는 규제가 등장해도, 투자자들은 늘 그 사이의 빈틈을 파고든다. 규제는 흐름을 돌릴 수는 있어도,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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