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다섯 번째) 등 참석자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로 예고한 '상호 관세' 발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이 이번 주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서 HMGMA 준공식을 연다.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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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등 외신에 따르면 HMGMA 준공식 참석을 위해 방미한 정 회장은 이에 앞서 워싱턴DC 백악관에 깜짝 등장,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루이애지나 제철소 건립을 포함해 총 20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적자에 기반한 상호주의를 관세 부과 원칙으로 거듭 천명하면서 세계 8위 대미 무역 흑자국인 한국도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된 가운데 던진 '승부수'인 셈.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언급한 자동차·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부과의 경우 상호 관세와 같은 시점에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투자는 현대차처럼"...트럼프 행정부, 반복 언급

HMGMA는 관세 등 백악관의 통상 정책에 따른 현지 투자의 대표적 사례로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 2일 "현대차 CEO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잠재적 관세에 대한 최선의 해독제라며 조지아주에 새로 건설된 130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홍보했다"고 소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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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이달 10일에도 백악관은 "현대차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고, 조지아주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도 '트럼프 제조업 르네상스'의 사례로 "현대차도 미국 내에서 생산 현지화를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26일 개최되는 HMGMA 준공식에 대한 현지 관심도 상당할 전망. HMGM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투자가 결정됐다. 투자 금액은 55억4000만달러(7조6300억원)가 넘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채용 인원도 8000명을 넘을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계획됐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해 하이브리드 등 혼류 생산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지난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HMGMA에서 아이오닉5·9을 생산하고, 혼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 생산하겠다"며 "파트너사와 함께 총 126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현지화를 통해 어떠한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립된 HMGMA  사진=연합
미국 조지아주에 건립된 HMGMA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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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미국에 투자..."협상 카드 될 것"

현대차그룹은 2002년부터 미국에 205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해왔다. 현지 연구개발(R&D) 거점과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 위치한 생산 거점 등에서 57만명 이상의 고용도 창출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제공을 위해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시험에 이르는 R&D 현지화 체계도 구축했다.

1986년 미시간주에 미국기술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주에는 파워트레인 전문 연구시설인 '치노 랩'과 '모하비주행시험장', '디자인&엔지니어링 센터', '북미품질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에는 차세대 기술 연구시설이자 혁신 거점인 '크래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R&D 연구거점과 앨라배마 및 조지아 등에 위치한 생산거점 등을 포함,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했다. 미국 내 꾸준한 투자 및 홍보로 브랜드 인지도 또한 상승해 올해 누적 판매 300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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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이러한 대미 투자 및 접근 방식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는 향후 협상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 기조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행보가 차후 중요한 협상 논리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