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저축은행회장 단독후보…"M&A 규제 해소에 총력"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정진수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오화경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이 단독 후보가 되며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 업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규제와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 규제 등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20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사퇴 의사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했다. 차기 중앙회장 선거는 오 회장과 정 전 대표의 2파전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정 전 대표 사퇴로 오 회장이 단독 후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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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회장은 저축은행 업권이 당면한 최대 과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정리’를 꼽았다. 그는 “저축은행 업권의 PF 대출 규모가 2022년 말 26조원에서 현재 13조원까지 줄었다”며 “올해 2조5000억원가량을 더 줄여 전체 자산의 10% 아래 비중으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묻는 말에 “시장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나도록 M&A 규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수도권 저축은행의 M&A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 등 부실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에만 조건부로 M&A를 허용했다. 그는 “저축은행을 가진 개인 오너 중에선 회사를 매각하고 싶지만 규제 탓에 팔지 못하는 이도 있다”며 “자본력과 맨파워를 갖춘 사람이 시장에 진입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경남, 호남 등 6개로 나뉘어 있는 영업 구역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에 대출 87%가 쏠리는 가운데 나머지 13%를 4개 지방 영업 구역이 나눠 갖는 상황”이라며 “지방 4개 권역을 모두 묶어 비수도권 전체에 40% 이상 대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저축은행이 중견기업에 대출할 경우 지역 여신 비율에서 인정을 못 받는다”며 “중견기업 대출도 지역 여신으로 인정해주면 저축은행이 지방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