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지하철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있는 구립 용산공예관. 인근 한남동 거리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였지만 형형색색 공예품이 가득한 이곳은 관람객 없이 썰렁했다. 지난해 방문객은 6만1123명으로, 같은 기간 한강진역 승하차 인원(811만4598명)의 0.8%에도 미치지 못했다.

'7년 적자' 용산공예관, 문화복합공간 탈바꿈
국내 공예문화를 알리기 위해 2018년 출범한 용산공예관이 시민과 관광객 외면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7년 만에 문을 닫는다. 용산구는 이곳을 리모델링해 신규 설립될 용산문화재단과 함께 팝업스토어, 영상 스튜디오, 야외 공연장 등 문화복합공간으로 꾸민다는 구상이다. 인근 리움미술관, 블루스퀘어와 함께 ‘문화예술 삼각벨트’로 시너지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ADVERTISEMENT

24일 용산구에 따르면 구의회는 최근 용산공예관 운영을 종결하는 내용의 ‘용산공예관 설치 및 운영 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용산공예관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장현 구청장 재임 시절인 2018년 2월 시민과 관광객이 전통공예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관했다.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실패해 적자가 지속됐다. 출범 이후 단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누적 손실만 51억원에 달했다.

구는 오는 6월 말까지만 공예관을 운영한 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구 산하에 신설될 용산문화재단 사무실이 입주하고 팝업스토어 공간과 문화 콘텐츠 창작 지원 스튜디오 등이 들어선다.

용산구는 전통·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리움미술관, 각종 뮤지컬 공연이 열리는 블루스퀘어 등과 연계해 관광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문화예술 삼각벨트 스탬프 투어 등 여러 대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