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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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국민들의 ‘벌이’는 18% 늘어났지만 ‘씀씀이’는 4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녀 갈등’을 한국 사회의 주요 갈등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문재인 정부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국민들이 가장 믿지 못하는 국가기관은 작년에도 국회였지만, 전년 대비 신뢰도가 소폭 상승했다.

통계청은 2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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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NI, 10년째 '3만달러권'


지난해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624달러로 집계됐다. 2014년 3만798달러로 3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10년째 ‘3만달러권’ 머물렀다. 10년간 1인당 GNI 증가율은 18.9%에 그쳤다. 단 원화 기준으로는 2014년 3243만7000원에서 지난해 4995만5000원으로 54% 늘었다.

GNI가 정체되는 동안 씀씀이는 크게 늘었다. 1인당 민간소비지출은 2014년 1649만4000원에서 지난해 2387만원으로 44.7% 증가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월평균 소비지출액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975만2000원에서 2023년 2315만8000원으로 단숨에 17.2% 증가했다.

1인당 소비지출은 늘었지만, 전체 민간소비지출은 쪼그라드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소비지출 비율은 48.5%로, 전년(49.9%) 대비 1.4%포인트 낮아졌다. 2000년대 초반 하더라도 GDP 대비 민간소비지출은 50%대 중반이었지만, 점차 떨어지더니 2015년엔 49.8%로 처음 50%를 밑돌았다. 2019년 50.1%를 기록하면서 절반을 넘어섰다 다시 2020년 47.8%로 하락한 이후 5년 연속 5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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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한국 사회 절반 "남녀갈등 심하다"

국민들이 느끼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소’는 이념대립이었다.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가 어느 정도 심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약간 심하다’ 또는 ‘매우 심하다’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을 항목별로 보면 ‘보수와 진보’가 77.5%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빈곤층과 중상층’(74.8%), ‘근로자와 고용주’(66.4%), ‘개발과 환경보존’(61.9%) 순이었다. 단 이들 항목은 전년 대비 인식률이 하락했다. ‘보수와 진보’의 경우 전년(82.9%)과 비교하면 5.4%포인트 낮아졌다. 갈등 인식률이 가장 낮은 항목은 ‘남자와 여자’(51.7%)였고, 이어 ‘종교 간’(51.8%), ‘노인층과 젊은 층’(58.3%) 순으로 낮았다.

그러나 증가폭을 기준으로 보면 ‘남자와 여자’와 ‘종교 간’은 1년 전보다 인식률이 9.5%포인트 늘어 가장 컸다. 특히 ‘남자와 여자’를 갈등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 54.9%까지 오르면서 최고점을 찍은 다음 2023년 42.2%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51.7%로 다시 50%를 넘겼다.

국민들의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국민이 신뢰하는 국가기관 1위는 지방자치단체(55.3%)였고, 군대(51.3%), 경찰(50.8%), 법원(46.1%) 순이었다. 이들 기관은 모두 1년 전보다 신뢰도가 하락했다. 유일하게 신뢰도가 오른 기관은 국회로, 2023년 24.7%에서 지난해 26.0%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