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연합뉴스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연합뉴스
중국 IT기업 샤오미 시가총액이 1년 새 4배 가까이 불어나며 전 세계 76위까지 올라섰다. 시총 규모가 270조원으로, 한국에서 샤오미보다 기업가치가 큰 기업은 삼성전자(전 세계 41위·시총 약 390조원)만 유일하게 남았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기업 역사가 14년에 불과하다.

25일 시총 집계 업체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샤오미 시총은 1841억달러를 기록했다. 월트디즈니(79위), 골드만삭스(80위), 퀄컴(83위) 등 미국 주요 기업은 물론 CATL(98위), BYD(101위) 등 중국 대표 제조 기업보다 높다. 1년 전 샤오미 순위는 300위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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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가 급증한 것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며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영향이 크다. 지난해 3월 샤오미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고성능 모델 ‘SU7 울트라’를 선보였고, 오는 6~7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YU7’을 출시할 예정이다.

‘포르쉐급 성능’에 가격은 3만달러로 낮춘 SU7은 출고까지 대기가 6개월 소요되는 등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약 물량이 쌓이자 샤오미는 지난 18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대수를 기존 30만대에서 35만대로 높여 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샤오미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전기차뿐만이 아니다. 샤오미의 사업 부문은 크게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으로 나뉘는데, 모든 사업부가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샤오미 스마트폰 점유율은 13.8%로 애플(18.5%)과 삼성(18.2%)에 이어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은 점유율 15.2%로 글로벌 2위로 올라섰고, 태블릿PC 점유율도 6.2%로 5위에 진입했다.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 출하량은 48%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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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어닝쇼크를 낸 가운데도 나 홀로 깜짝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 매출은 109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69.4% 늘어난 83억2000만위안으로 시장 예상치(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30%가량 상회했다.

샤오미는 이달 스마트폰(15울트라), 전기차(SU7울트라), 가전(미지아에어) 등 사업부별 프리미엄 제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프리미엄 IT·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이날 홍콩 증시에서 55억 달러(약 8조80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