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편과 예쁜 아기…다운증후군 환자에게는 이조차 욕심일까
다운증후군은 지적 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유전 질환이다. 전 세계에서 신생아 700~800명당 한 명 꼴로 발생한다. 선천적 심장 질환과 약한 면역력을 지닐 가능성도 높고 여러 의학적 문제를 달고 태어난다. 환자의 약 70% 정도가 지능지수(IQ) 20~40 구간에 있지만, 병의 형태와 교육 수준에 따라 다르다. 증상이 약하거나 조기 교육을 받아 사회생활이 가능한 환자도 있다. 평균 연령은 약 60세로 알려졌다. 외모는 매우 다르지만 비교적 건강하게 오래 살아갈 수 있다.
사랑하는 남편과 예쁜 아기…다운증후군 환자에게는 이조차 욕심일까
연극 '젤리피쉬'는 다운증후군을 지녔지만,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주인공의 이야기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27살 켈리는 게임 아케이드에서 만난 닐과 사랑에 빠지고 연인이 된다. 켈리를 홀로 키워낸 싱글맘 아그네스는 이 소식을 듣고 경악한다. 비장애인인 닐이 정신연령이 낮은 켈리를 나쁜 마음을 품고 접근하지 않았을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아그네스는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고 하지만 켈리와 닐은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며 아그네스의 간섭을 거부한다. 두 연인의 관계는 더 깊어지고, 결국 켈리는 임신하기에 이른다.
사랑하는 남편과 예쁜 아기…다운증후군 환자에게는 이조차 욕심일까
딸을 보호하려는 엄마와 사랑을 원하는 딸이 입장을 좁히지 못한다. 아그네스는 켈리에게 아기를 포기하라고 얘기한다. 자기 삶도 버거운 딸이 똑같은 아픔을 가진 자식을 낳을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다운증후군 환자를 보살피며 사는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닐이 언젠가 켈리를 떠날 거라는 의심도 거두지 못한다. 잔인해 보일 수 있지만, 딸의 미래와 켈리가 낳을 아기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다. 그러다가도 켈리가 자신도 남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외치는 목소리에 가슴 한쪽이 아리다.
사랑하는 남편과 예쁜 아기…다운증후군 환자에게는 이조차 욕심일까
'젤리피쉬'는 장애인·비장애인 경계를 허문 공연이다. 주인공 켈리 역을 맡은 백지윤은 다운증후군이 있는 무용수 출신 배우다. 왜소증이 있는 배우 김범진도 켈리와 아그네스의 친구 도미닉으로 등장한다. 프롬프터(대사를 알려주는 사람)가 무대 옆에서 켈리 근처를 따라다니며 대사 신호를 줘 극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무대는 연습실 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했다. 장면에 등장하지 않는 배우들도 무대 뒤에 걸터앉아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배우가 2시간 넘게 무대를 누빌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극에 따스함을 더하는 요소다.
사랑하는 남편과 예쁜 아기…다운증후군 환자에게는 이조차 욕심일까
공연을 보면 이 특별한 캐스팅이 단지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한 상징이나 도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감성적이지만 상투적이지 않은 메시지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작품은 다운증후군 환자의 삶을 낭만적이나 비극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실적으로 그린다. 관객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장애인의 마음속 단면에 눈을 뜨게 된다. 공연은 4월 13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