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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예탁원엔 '매수-매도', IR 자료엔 '매수+매도'…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점유율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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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키움증권이 기업설명(IR) 자료에서 해외주식 거래대금 점유율을 사실상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통계를 취합하는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이른바 ‘네팅(Netting)’ 계산법을 활용해 매수와 매도금액의 차액을, IR 자료에는 매수와 매도금액을 합친 거래대금을 각각 표기했다.

    2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IR 자료를 통해 지난달 해외주식 거래대금(약정액)이 32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자료에서 예탁원 통계를 인용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77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주석에는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MS)은 당사의 약정을 시장 거래대금으로 나눈 값"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 달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은 41.3%다.

    이 수치가 최근 여러 언론 기사에 인용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40%를 웃도는 점유율을 가져간 것이 맞느냐"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키움증권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엔 네팅 계산법이 있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네팅 계산법은 순방향 포지션만 합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 증권사 B 고객이 테슬라 10주를 사고 9주를 팔았다면, 거래대금은 순매수한 1주에 대해서만 계산하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예탁원에 네팅 방식으로 계산한 해외주식 결제지시를 내렸다. 투자자가 매수, 매도한 내역에 따라 증권사가 예탁원에 해외주식 거래를 지시하면 예탁원은 미국 내 보관기관과 중앙예탁기관 등을 거쳐 해외 거래소 간 결제와 청산을 진행한다. 예탁원은 증권사로부터 거래대금에 대한 자료를 별도로 보고받는 대신 증권사로부터 받은 지시 자료를 바탕으로 해외주식 거래대금을 계산해 공개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이용해 키움증권은 예탁원에 매수와 매도의 차액분에 대한 거래대금을 알리고, IR 자료엔 매수와 매도 수치를 합친 거래대금을 기재했다. 결과적으로 분모(전체 해외주식 시장거래대금)는 줄고 분자(키움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늘어나 이 회사의 점유율이 실제보다 높은 것처럼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움증권 뿐 아니라 토스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이런 방식으로 예탁원에 결제지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사들은 IR 자료 등에 구체적인 해외주식 거래대금이나 점유율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키움증권은 현지 브로커와의 계약에 따라 이 같은 방식으로 예탁원에 거래대금 발생 내역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브로커와의 계약 방식은 다양하다”며 “매수·매도에 대한 차액분을 브로커에게 결제하고 있어 거래대금도 해당 수치대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실제 거래대금 수치가 빠진 예탁원 통계와 자사의 실제 거래대금 수치를 병행 기재한 것에 대해선 “점유율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이시은 기자
    증권부 이시은입니다. 잘 듣고, 잘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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