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안보당국자들이 지난 15일 실행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계획을 논의하면서 외부 언론인을 실수로 메신저 채팅방에 초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술한 보안 의식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백악관 일부에선 마이클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제프리 골드버그 애틀랜틱 편집장이 메신저 앱 ‘시그널’에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사용하는 단체 채팅방에 초대됐고, 후티 공습 계획이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골드버그는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이 후티 반군에 공습을 시작하기 두 시간 전 채팅방에 목표물, 배치될 무기, 공격 순서 등 정보를 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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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방에는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참여했다.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 내부에선 월츠 국가안보보좌관 거취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곤경에 처하기 전에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악관 한 보좌관은 “누가 채팅방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건 무모한 짓”이라며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무모함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