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작가] 제도·이념 등진… '시대의 반항아'
2007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도리스 레싱(1919~2013·사진)은 20세기 후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회의와 통찰력으로 분열된 문명을 응시한, 여성으로서 경험을 그린 서사 시인”이라고 평가받았다.

1919년 페르시아(현 이란)에서 영국인 부모 아래 태어나 영국의 식민지였던 남부 로디지아(현 짐바브웨)에서 성장했다. 젊은 시절 공산당에 참여하는 등 일찍부터 다양한 세계를 경험했다. 열세 살에 학교를 떠나 이후 어떤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사회주의에 전도되며 이혼의 아픔도 경험했다. 이런 이채로운 경험들은 작가로 하여금 언제나 주류에서 벗어나 ‘시대의 반항아’ 역할을 자처하도록 했다. 기성의 가치, 제도, 체제, 이념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레싱이 평생 견지해온 일관된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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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천착한 주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인종 차별, 생명과학, 신비주의 등이었다. 특히 페미니즘 문학의 선구자적 인물로 꼽힌다. <황금 노트북>(1962)은 그의 가장 잘 알려진 대표작이자 현대 페미니즘 문학의 정전으로 꼽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