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전기 SUV 7X 사진=지커
중형 전기 SUV 7X 사진=지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 상륙을 준비 중이다. 앞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 진출이 중저가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고급 전기차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7일 대법원 법인등기기록에 따르면 지커는 지난달 28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이하 지커코리아)라는 상호로 법인을 설립했다. 지커코리아는 법인 설립 목적을 '자동차 및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수입 사업', '자동차 및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유통·판매·서비스 사업', '자동차 배터리 및 관련 시스템과 소재의 개발·제조·가공·판매·임대·서비스업' 등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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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커는 딜러사 선정 등 사전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커는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브랜드로, 이달 17일 지커 로고에 대해 국내 상표 등록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4억4000만달러(약 6000억원)를 조달했는데, 최근 3년간 중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였다.

중형 SUV 7X 들여오나...업계 주목

업계는 지커의 전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초기 모델로 들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7X의 상표를 출원했기 때문이다. 지커는 왜건 '001', 세단 '007', 소형 SUV 'X' 등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중형 전기 SUV는 수입차 간 경쟁이 치열한 세그먼트다.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아우디 SQ6 e-트론, 제네시스 일렉트릭파이드 GV70, BMW iX, 폴스타4 등이 있다. 국내 브랜드로는 토레스EVX가 유일하다. 지커가 7X를 국내에 들여오면 쟁쟁한 수입차와 경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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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나온 바 없지만 지커 유럽 홈페이지에 따르면 7X의 경우 후륜구동(RWD) 모델이 5만3000유로(약 8400만원), 사륜구동(AWD) 모델은 6만3000유로(약 1억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639마력,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543㎞(WLTP 기준)고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8초다.

지커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전 세계에서 등록된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보면 BYD에 이어 지리그룹이 전년 동월 대비 58.5% 증가한 15만2000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 테슬라(9만1000대)도 제친 것이다. 지리그룹의 경우 지커, 하이브리드 전용 브랜드 갤럭시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긴 하지만 브랜드 파급력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얘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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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는 그동안 저가로만 인식돼 왔는데, 고급 브랜드가 속속 들어와 브랜드 경험이 늘어나면 인식 변화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