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경북 안동 운흥동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이재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민주당
26일 저녁 경북 안동 운흥동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이재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산불이 번진 경북 안동으로 달려가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조립식 모듈러 주택 등 주거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공직선거법 사건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바로 경북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은 이 대표의 고향이다. 저녁 8시께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안동 운흥동에 다목적체육관에 도착해 40분가량 이재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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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들은 이 대표를 보자마자 "불을 빨리 꺼달라"고 하소연했다. 한 어르신은 "잘 살았는데 다 타고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고 했고 또다른 어르신은 "텔레비전도 타고 전 재산 2000만원도 다 탔다"고 토로했다. "왜 이제 오냐. 지금 도와주면 뭐하냐"며 서운함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대표는 "화내실 만 하다. 저희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26일 저녁 경북 안동 운흥동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이재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민주당
26일 저녁 경북 안동 운흥동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이재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민주당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산불 피해 현장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중에서도 주거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재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옆에 있던 이철우 경북지사에게 "터 잡고 (집 새로) 하려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지난해) 충청권 수해 때 조립식 모듈러 주택을 활용했는데 빨리 진행하시라"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큰 집 필요 없고 작은 집이어도 좋으니 빨리 마련됐으면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동진해 안동, 청송, 영양, 봉화, 영덕 등을 덮쳤다. 닷새 째인 이날도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이고,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안동 일대는 연기가 자욱하다. 이 대표는 다음날(27일) 이번 산불로 소실된 고운사 사찰을 둘러본 뒤, 의성 청송 그리고 영양에 각각 차려진 대피소를 찾을 예정이다. 이후 ‘서해 수호의 날’을 고려해 대전을 방문하기로 했다.

당초 여야가 내일 개최키로 한 국회 본회의는 취소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산불 비상 상황에 따른 여야의 요청으로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안동=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