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눈앞까지 왔는데"…산불 속 강행한 골프장 운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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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속 라운딩, 재 날리는데 “후반 플레이 하라”
"고객 생명 위험 외면…참사 날 뻔" 근무자 호소
"고객 생명 위험 외면…참사 날 뻔" 근무자 호소

해당 골프장에서 3년째 근무해왔다는 캐디 A씨는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북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한 날부터 골프장 전체에 불타는 냄새가 퍼졌고, 마스크 없이는 일을 못할 정도로 연기와 재가 날렸다”며 “골프장 근처 고속도로 양방향이 통제된다는 재난문자까지 왔지만 골프장 측이 경기를 취소해주지 않아 50여 팀이 플레이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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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안동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A씨는 “그늘집에 들른 직후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굵은 재가 쏟아졌다”며 “멀리서 불길도 보이기 시작했다. 바람이 강해 불이 빠르게 이동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코스 안에는 여전히 많은 팀이 남아 있었다. 영상으로 보면 주차장 바로 옆까지 불길이 왔다. 거기가 18번홀 그린 바로 옆”이라며 “이건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 생명 문제였다. 대형 참사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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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사태 사망자 최소 18명 집계
한편 안동·의성 일대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며,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기준 이번 산불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중상자는 경북 1명, 경남 5명 등 6명, 경상자는 경북 6명, 경남 5명, 울산 2명 등 13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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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의성과 안동이다. 1만5158㏊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에는 헬기 87대, 인력 4919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진화율은 68%에 그치고 있다. 산불 피해를 본 주택과 공장, 사찰, 문화재 등은 모두 209곳이다.
영덕군도 산불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피해면적이 2만ha에 육박하며, 이는 영덕군 전체 면적의 약 27%에 해당한다. 주민 4345명이 인근 임시대피소 등으로 피신한 상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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