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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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7일 "서울 일부 지역의 빠른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타지역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를 위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은 이날 금융안정을 점검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금융안정 상황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위원은 이번 보고서의 주관위원이다.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성장률 하방 위험을 막기 위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가운데,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면서 인하 속도와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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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위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락세는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가계부채 비율이 90%에 근접하며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고 있고, 그간 꾸준히 상승해온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비율도 지난해 말 하락으로 전환했다"며 "이런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도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

문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황 위원은 "높은 불확실성 하에서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충격 발생시 금융·외환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또 "금융여건 완화에 따라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방·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내놨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도 주문했다. 황 위원은 "금리 인하 기조에서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을 위한 금융여건 완화가 취약부문에 대한 구조개혁을 지연 또는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