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기업 컬리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50억원 규모 자사주를 공개 매입한다. 비상장사 기업이 장외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15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입 규모는 보통주 최대 100만 주로 컬리 전체 발행 주식의 2.4%에 해당한다. 매입 가격은 최근 장외시장 매매 체결 가격으로 고려해 주당 1만5000원으로 정했다.
컬리 측은 “장외시장에서의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며 “기존 투자자 중 현금 유동화를 원하는 주주에게 매각할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훈 컬리 경영관리총괄 부사장(CFO)은 “지난해 조정 상각전이익(EBITDA) 흑자 달성으로 증명한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주주에게 보답하는 한편 컬리의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자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사주 매입은 현금 흐름과 경영 전략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도 2237억원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컬리는 IPO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IPO 추진과 관련해선 “자본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컬리는 2022년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그해 8월 심사를 통과했으나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속히 얼어붙자 이듬해 1월 상장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