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MK가 美에 심은 씨앗…정의선 '전기차 심장'으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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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0만대 생산체제로…2代 걸친 승부수
정몽구, 2005년 앨라배마 첫 공장
"현지화로 세계 최대 시장 잡자"
정의선 6년전 메타플랜트 계획
최첨단 모빌리티 거점 HMGMA
여의도 4배 면적…증설여력 충분
25% 관세 없어 가격 경쟁력 확보
이달부터 아이오닉 9 양산 돌입
정몽구, 2005년 앨라배마 첫 공장
"현지화로 세계 최대 시장 잡자"
정의선 6년전 메타플랜트 계획
최첨단 모빌리티 거점 HMGMA
여의도 4배 면적…증설여력 충분
25% 관세 없어 가격 경쟁력 확보
이달부터 아이오닉 9 양산 돌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퍼듀 전 주지사의 이름을 부르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퍼듀 전 주지사는 2006년 정 명예회장에게 공장 부지와 세금 감면 등 4억1000만달러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제시해 기아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이걸 계기로 조지아주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당시 기아 해외담당 사장인 정 회장은 조지아 공장 건설 실무를 도맡았다.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으로 이어진 현대차그룹의 미국 개척사가 ‘100만대 생산 체제 구축’이란 결실을 맺었다. 정 명예회장이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2010년 기아 조지아 공장을 세우면서 심은 ‘씨앗’을 정 회장이 HMGMA로 ‘꽃’을 피웠다.
정 회장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한 것도 정 명예회장과 닮은꼴이다. 정 명예회장은 “좋은 차는 튼튼한 강판에서 나온다”며 2010년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정 회장이 HMGMA를 계획한 것은 2019년부터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6만 대)과 기아 조지아 공장(연 34만 대) 등 연 70만 대 생산 능력으론 미국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그해 현대차(71만 대)와 기아(61만 대) 미국 판매량은 132만 대에 달했다. 1998년까지 20만 대에 못 미치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2000년 40만 대를 넘어서자 정 명예회장이 “미국에서 만들어 팔아야 한다”며 현지 공장 건설을 결정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2022년 10월 착공에 들어간 HMGMA 건립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건설 인력난이 심해졌고, 자재값도 치솟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사기간 단축에 올인했고 착공 2년 만인 지난해 10월부터 아이오닉 5 생산에 들어갔다. 이달부터는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첫 그룹 통합 공장인 HMGMA에서는 기아와 제네시스도 함께 생산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HMGMA 생산 물량의 40%는 기아 차종이 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께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카부터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등 세계 무역 질서 변화 흐름 속에 미국 생산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해 HMGMA의 20만 대 증설(30만 대→50만 대) 채비도 끝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0만 대를 증설할 수 있는 부지와 부품 공급망 등은 준비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HMGMA 준공 및 증설로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120만 대까지 끌어올린 뒤 중장기적으로 2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확대에 따른 국내 자동차 생산 축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엘라벨=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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