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 계획이 부담스러운 것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메이커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미국에서 판매한 물량의 상당수가 수입차여서다. 현대자동차그룹처럼 다른 글로벌 기업도 미국 생산량을 늘리고 현지 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7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업체별 미국 판매량은 GM 270만 대, 도요타 234만 대, 포드 210만 대, 현대차그룹 170만 대, 혼다 142만 대 등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가장 느긋한 업체는 포드다. 작년 판매량의 99%(209만 대)가량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미국 기업이지만 GM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기준 미국 판매량 대비 현지 생산 비중이 64%에 그친다. 나머지 36%는 한국 멕시코 등지에서 수입했다. 폴 제이컵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규모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배경이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 사정도 비슷하다. 도요타와 혼다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 대비 현지 생산 비중은 각각 54%, 72%다. 현대차그룹(42%)보다는 현지 생산 비중이 높지만 핵심 부품도 수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완성차 업체가 미국 생산 기지 이전이나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검토하는 이유다. 혼다는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카에 장착하는 배터리를 도요타 미국 공장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닛산도 고율 관세가 유지될 경우 멕시코 생산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