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재앙, 뭐해 먹고 사나"…경북 의성 주민들 '눈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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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에 경북 농·축산가 타격
전소된 고운사 인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에서 만난 임모씨(68)는 취재진을 잡고 성토를 쏟아냈다. 한평생 이 마을에서 자란 그는 고운사 뒤편으로 화염이 산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봤다고 한다. 임씨는 "뭘 먹고 살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28일 경북 지역 농·축산가의 올해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성은 전국 최대 마늘 생산지다. 특산물로는 고추, 자두, 복숭아 등이 있다. 안동과 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은 사과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전국 약 60%를 차지한다.
임시 대피소로 지정된 구계리 마을 회관에서 만난 이해옥씨(71)는 "집이 다 타서 갈 곳이 없다"며 "마을회관 할아버지는 염소 50마리가 죽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올해 경제 활동은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과일과 채소 등을 보관하는 저장고 피해도 크다. 한 안동 인근 저장고 관계자는 "저장고에 보관한 사과만 수십억 단위"라며 "안동 인근에는 이런 저장고가 많은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영남권 산불 영향 구역은 4만8150㏊다. 역대 최대로 서울 면적의 80%에 달한다. 이번 산불로 주택, 창고, 사찰, 공장 등 건물 3481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확산으로 집을 떠났다가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은 2407세대·8078명으로 파악됐다. 인명피해는 이날 6시 기준 총 65명(사망 28명·중상 9명·경상 28명)으로 집계됐다. 의성군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의 원인은 성묘객의 실화로 알려졌다.
경북 의성=신현보/유지희/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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