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어 울산대·가톨릭대
성대 모두 등록…연대 1명 제적
의총협 '내년 정원 동결' 재확인
전공의 대표 "주저앉을 때 아냐"
서울대 의대생이 100%, 연세대 의대생도 1명만 최종 제적되면서 사실상 ‘전원 복귀’했다. 이 밖에 성균관대와 울산대, 가톨릭대 의대 학생들이 복귀를 결정하면서 ‘빅5 의대(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에서는 사실상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로 돌아가게 됐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생 중 군 휴학자 등을 제외한 등록 대상자 전원이 올해 1학기 등록을 마쳤다. 제적 예정인 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의미다. 연세대에서는 1명을 제외하고 모든 학생이 등록 및 복학 신청을 하면서 미등록자 1명에 대해서만 최종 제적 처리했다. 고려대는 추가적인 복학원을 받고, 복학 의사를 밝힌 학생에 한해 31일 오전까지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의대생을 중심으로 ‘단일대오’가 무너지면서 다른 의대에서도 복학 신청이 이어졌다. 울산대와 성균관대 의대 학생들도 내부 논의를 거쳐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전원 등록’을 결정했다. 가톨릭대 의대는 ‘등록 후 투쟁’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학교로 돌아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 마감은 30일로 연장했다.
일부 강경파 의대생은 복학 신청을 하더라도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단일대오가 무너진 상황에서 동료들의 압박과 ‘배신자’라는 낙인만 없다면 학교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의대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복학원에 ‘복학 후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항목을 추가하고 여기에 동의하는 학생만 복학원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최재영 연세대 의과대학장은 이날 교수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수업일수 기준에 맞춰 유급 처리할 것이며 수업 방해 행위가 발견될 경우 즉각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학생들이 돌아와 정상 수업을 할 경우 의총협이 앞서 결의한 바와 같이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의정 갈등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의협이 오히려 학생들의 투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협 부회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처단. 상대의 칼끝은 내 목을 겨누고 있는데, 팔 한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죽거나 살거나, 선택지는 둘뿐.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라고 결집을 주문했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7일 밤 전국 40개 의과대에 보낸 서한을 통해 “그동안 여러분이 진로에 대해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지 생각하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더는 주저하지 말고 강의실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