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날' 앞두고 투매…지금 폭락이 차라리 좋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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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가는 높고, 소비는 걱정됐다
오전 8시 30분 미 중앙은행(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죠. 개인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 2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PCE 물가(전월 대비): 0.3% (예상 0.3%, 1월 0.3%)
▷PCE 물가(전년 대비): 2.5% (예상 2.5%, 1월 2.5%)
▷근원 PCE 물가(전월 대비): 0.4% (예상 0.3%, 1월 0.3%)
▷근원 PCE 물가(전년 대비): 2.8% (예상 2.7%, 1월 2.6%)
▷개인 소득: 0.8% (예상 0.4%, 1월 0.7%)
▷개인 소비: 0.4% (예상 0.5%, 1월 -0.3%)
▷실질 개인 소비: 0.1% (예상 0.3%, 1월 -0.6%)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수치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0.37% 올랐는데요. 1월의 0.28%보다 많이 높아졌습니다. 또 지난 6개월 치 상승률을 연율 환산하면 3.1%이고요. 3개월 치는 3.5%입니다.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2월 물가를 세부적으로 보면 근원 상품 물가가 0.41% 상승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상품 물가는 지난 2년간 하락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을 주도해온 요인이었는데요. 이게 관세 위협 등으로 치솟으면서 물가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죠. 그동안 끈적끈적함을 보이던 주거비는 0.28% 상승으로 꽤 완화됐고요.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는 0.37%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소득은 예상보다 강했지만, 소비는 1월에 이어 예상보다 약했다. 물가는 기대보다 약간 더 높았지만 채권 시장은 성장 전망이 계속 악화함에 따라 인플레이션보다 성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판테온이코노믹스는 "2월 근원 물가에서 약간의 상승 놀라움이 있었지만, 더 큰 이야기는 1월 0.6% 침체 이후 실질 소비가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관세 부과 전 내구재 구매 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1분기 소비 지출은 거의 0%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높은 물가, 낮은 성장을 가리키는 데이터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ING는 "근원 PCE 물가는 예상보다 더 뛰었고, 실질 개인 소비는 2개월 연속 부진했다. 미국 경제는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관세가 물가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는 Fed의 금리 인하를 제약할 것이다. 끔찍한 무역 데이터를 고려할 때 1분기 GDP 성장률은 실제 마이너스가 될 위험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제 올해 미국 경제의 가장 가능성 큰 시나리오로 "완만한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했습니다. 저성장과 높은 물가의 조합이 향후 Fed의 금리 인하를 계속 보류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2. 소비 심리 흔들리고 인플레 기대는 급등
오전 10시 발표된 미시간대 3월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PCE 데이터에서 나온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 57.0 (예상 57.9, 2월 57.9)
▷1년 기대 인플레이션: 5.0% (예상 4.9%, 2월 4.9%)
▷5년 기대 인플레이션: 4.1% (예상 3.9%, 2월 3.9%)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더 치솟았습니다.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5.0%까지 올랐고요. 5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4.1%까지 상승했습니다. 4.1%는 32년 만에 가장 높은 것입니다.
그동안 당파성(민주당 지지자의 심리가 급락하고 인플레 기대는 높아진 것)이 미시간대 데이터의 문제로 지적됐는데요. 조사를 맡은 미시간대의 조애너 수 교수는 "이번 달 인플레 기대 상승은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무소속 응답자에서 큰 폭으로 오르고, 공화당 지지자에게서도 상당한 상승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기 인플레 기대는 3개월 연속 급증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과 유사하며, 상당한 불확실성을 나타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3. 룰루레몬 "관세, 환율, 인플레, 거시경제 문제"
소비에 대한 우려는 룰루레몬의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어제 저녁 4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주당순이익은 6.14달러로 월가 기대(5.85달러)를 상회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올해 연간 매출을 111억 5000만∼113억 달러로 예상했는데요. 컨센서스 113억 1000만 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캘빈 맥도날드 CEO는 "소비자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경제 및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지출을 줄이는 것을 발견했고, 실제 미국에서 매장 방문객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고정 비용 상승, 환율, 중국과 멕시코에 대한 관세 등으로 인해 마진이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가는 14.19% 폭락해서 주당 293.0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10월 말 이후 주가가 300달러 이하로 마감된 것은 처음입니다.
4. 트럼프 "매우 생산적" 대화에도 "관세 강행"
뉴욕 증시는 아침 9시 30분 0.5% 안팎의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미시간대 심리지수가 PCE 불안감을 증폭시킨 뒤 내림세가 본격화했습니다. 주말, 그리고 다음주 '해방의 날'을 앞둔 탓인지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도물량이 쏟아졌습니다.
캐나다 총리실도 "카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은 (캐나다) 선거 직후 새로운 경제 및 안보 관계에 대한 포괄적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라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카니 총리가 미국이 오는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캐나다 정부는 경제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보복 관세를 시행할 계획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4월 28일 이후로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희망적 관측이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약속은 확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기자들이 '캐나다가 보복 조치를 시행하면 더 큰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킬 것이냐'고 묻자 "분명히 그렇다"(absolutely)라고 답했습니다.
5. 코어위브 'AI 탄관의 카나리아'?
시장은 내림세를 지속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1.97%, 나스닥은 2.70% 급락했고 다우는 1.69% 내렸습니다. S&P500 지수의 하락 폭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큰 것입니다. 3월 들어 장중까지 포함해 5번이나 2%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모두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할 때, 사람들은 위험을 피한다. 그래서 주말을 앞두고 매도가 가속화되었고 큰 하락하는 날이 나타났다"라면서 "2일 이벤트가 치러지면 아마도 랠리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소문에 팔고 뉴스에 사는 일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브렛 라이언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조치가 예상보다 더 많이 취해지지 않고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일시적 구원 랠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관세를 낮추지 않는 한,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매도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천 뮬러-글리스만 자산 배분 리서치 헤드는 거시경제적 상황과 시장 상황이 모두 악화하고 있어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조정이 계속될 위험이 여전히 있다. 경제 개선의 징후가 나타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Fed의 정책 전환이 있어야 시장이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주가 하락이 차라리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결국 미국 경제와 시장이 회복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의 칼날을 적당한 수준으로 거둬 들여야하는데, 그를 돌리려면 시장 충격밖에는 없다는 것이죠.
ING는 "이번 주 증시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시장 약세를 더 용인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한계가 있다고 본다. 만약 경제와 증시가 계속 흔들린다면, 이는 공화당이 2026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잃을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강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이 관세 완화(de-escalation)의 주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투자자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트럼프가 정부효율부(DOGE) 활동 및 관세 충격 요법을 멈추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답은 △인플레 상승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 △트럼프 지지율 하락 △공화당의 하원 의석 손실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에서 실업률 급증"이라고 밝혔습니다.
맞습니다. 정치적 입지가 유지될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음주 1일 위스콘신 대법원 선거 등을 지켜봐야 합니다. 민심이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나면 트럼프도 주춤할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번 주말 위스콘신을 찾는 배경입니다.
과연 트럼프는 어떤 수준의 상호관세를 발표할까요? 그리고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에버코어ISI의 투자자 설문조사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가중평균 상호관세율은 얼마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기존 관세를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1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응답자 38%가 관세율 10% 수준이, 25%는 15% 수준이 미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38%는 제조업 리쇼어링을 촉진하려는 것이라고 답했고 25%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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