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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현장 소방관 "시원한 커피 간절했는데…" 훈훈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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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 경찰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힌 의성 한 카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소방관 경찰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힌 의성 한 카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경북과 경남 등 영남권을 덮친 역대 최악의 산불로 30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치는 등 7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재난 속에서도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수고에 힘을 실어주려는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은 이어졌다.

    의성 화재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중인 현직 소방관 A 씨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재로 인해 가족을 잃거나 소중한 터전을 잃으신 많은 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가 재난급 화재를 겪으면서 불이라는 게 정말 무섭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25일 새벽 의성종합운동장으로 가는 중에 한 카페에 '커피를 무료로 준다'는 글씨를 보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참 고마운 분들이 참 많구나' 생각하면서 지나쳤다"면서 "산불이 계속 번지고 밥 한 끼 먹을 시간도 없었다. 불이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번져가는 상황이었던지라 커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밤새 화재 진압과 급수 활동을 하고 다음 날 교대하기 위해 내려오니 좀 살겠더라.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샤워, 그다음 커피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간절해서 전날 봤던 카페가 생각났지만 무료로 뭔가를 받는다는 게 죄송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갈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지나는 길인데 일부러 다른 데를 가기도 뭐해서 장비를 챙기고 이것저것 정리 후 봤던 카페로 향했는데 사장님이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소개했다.

    A 소방관은 "동료들과 마실 커피를 주문하니 사장님께서 오히려 더 좋아하셨다"면서 "오히려 사장님이 '어제도 혹시나 소방관, 경찰관들이 올까 싶어 늦게까지 가게를 열어뒀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서 너무 서운했다'고 하시더라. 다른 동료들한테 많이 전해달라는 사장님께 너무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컴포즈 제공
    컴포즈 제공
    화재 현장에서 밤낮없이 고생하는 소방대원들을 위해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 또한 27일부터 안동 화재 현장에서 음료 및 디저트를 제공하고 있다.

    컴포즈커피 측은 "지금 이 순간에도 힘든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화재 진압과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소방대원 및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안전과 건강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새벽 5시를 기준으로 산불 인명피해는 사망 30명, 중상 9명, 경상 36명 등 75명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산불 발생' 5개 지역에 헬기 59대 등 장비 594대와 3421명의 인력을 투입해 주불 진화가 끝난 산불 현장의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잔불 정리 작업에는 안동 1036명, 의성 1049명, 청송 427명, 영양 481명, 영덕 428명 등 5개 지역에 3421명의 진화대원, 소방, 군인, 경찰, 공무원 등이 동원됐다.

    또 안동 34대, 영양 9대, 의성 8대, 청송 5대, 영덕 3대 등 59대의 헬기가 동원됐고 진화지휘차 80대와 소방차 455대 등 535대의 장비가 각 지역에 분산 배치돼 잔불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전국에서 발생한 11개 중대형 산불로 피해 면적은 현재까지 4만8238헥타르(㏊)로 추정된다. 이는 서울 면적(6만520헥타르)의 80%에 이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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