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바는 뜨거운 태양을 닮은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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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튜바 수석 강현수
튜바는 오케스트라에 단 한 대 뿐
저음으로 오케스트라 무게 중심 잡는다
튜바는 오케스트라에 단 한 대 뿐
저음으로 오케스트라 무게 중심 잡는다
올해 1월부터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튜바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현수(35)를 지난 27일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일 때 관악부 동아리에서 튜바를 처음 접한 건 운명이었다"고 회상했다. "동아리에 늦게 들어가니 잡을 수 있는 악기가 튜바 뿐이었지만 합주를 하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 희소한 악기를 접한 그는 튜바와 함께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 빠르게 프로 연주자 생활을 시작했다.
강현수는 3여년 전부터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연주자로 협연했다. 객원 시절부터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성장폭이 큰 단체였다는게 그의 생각. 젊은 연주자도 많고, 밝고 활기찬 분위기여서 정규 연주자가 된 이래 더욱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고. 그는 "지휘자 등 외부에서 협연하시는 음악가들도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대해 신뢰가 두텁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내에서 튜바 수석의 임무는 무엇일까. "오케스트라에 단 한명 뿐이다보니 현악기인 콘트라베이스와 함께 저음을 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악, 관악기의 소리가 잘 섞이도록 하는 것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가볍게 날아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역할도 하고요. 소리의 톤이 부정확하면 자책감도 크죠." 다른 파트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강현수는 악장과 수석 연주자들의 연주를 수시로 파악한다. 그리고 튜바의 저음이 들어갈 절호의 타이밍을 잰다.
그러면 강현수는 튜바를 어떤 행성에 빗대고 싶을까. 부피가 크기에 '목성'이라는 대답이 나올 법했지만 그의 대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저는 튜바를 태양계의 중심 태양이라고 생각해요. 온도로 봐서도 뜨거운 악기고요. 어떤 관악기보다 많은 호흡량이 필요하고, 연주하다보면 금세 열이 오릅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연주할 수밖에 없어요."
관악파트 연주자들이 기피하는 곡이 또 있을까. "여름에 정기공연으로 연주할 '로마의 분수'라는 곡이 있어요. 튜바 연주자들의 난곡이에요. 저음이 끝도 없이 내려가는데 민첩하고 큰 소리를 내야하기에 연주자의 기량이 판가름 나는 곡이기도 해요."
글=이해원/사진=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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