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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튜바는 뜨거운 태양을 닮은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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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튜바 수석 강현수
    튜바는 오케스트라에 단 한 대 뿐
    저음으로 오케스트라 무게 중심 잡는다
    "튜바는 뜨거운 태양을 닮은 악기"
    튜바는 베이스와 콘트라베이스와 같은 저음역대를 연주하는 금관악기다. 19세기 중반 이후 오케스트라에 편성됐으니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묵직한 저음을 담당하면서 오케스트라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없어서는 안될 악기라 오케스트라마다 1명의 튜바 연주자를 둔다.

    올해 1월부터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튜바 수석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현수(35)를 지난 27일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일 때 관악부 동아리에서 튜바를 처음 접한 건 운명이었다"고 회상했다. "동아리에 늦게 들어가니 잡을 수 있는 악기가 튜바 뿐이었지만 합주를 하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 희소한 악기를 접한 그는 튜바와 함께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 빠르게 프로 연주자 생활을 시작했다.
    "튜바는 뜨거운 태양을 닮은 악기"
    튜바는 최소 10kg에 달하는 무거운 악기다. 악기를 허벅지에 얹어 연주하려면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무거운 악기를 불어서 소리를 내다보니 수영선수급 폐활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튜바 연주자들이 성악가 만큼 풍채가 좋은 이유다.

    강현수는 3여년 전부터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연주자로 협연했다. 객원 시절부터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성장폭이 큰 단체였다는게 그의 생각. 젊은 연주자도 많고, 밝고 활기찬 분위기여서 정규 연주자가 된 이래 더욱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고. 그는 "지휘자 등 외부에서 협연하시는 음악가들도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대해 신뢰가 두텁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내에서 튜바 수석의 임무는 무엇일까. "오케스트라에 단 한명 뿐이다보니 현악기인 콘트라베이스와 함께 저음을 융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악, 관악기의 소리가 잘 섞이도록 하는 것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가볍게 날아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역할도 하고요. 소리의 톤이 부정확하면 자책감도 크죠." 다른 파트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강현수는 악장과 수석 연주자들의 연주를 수시로 파악한다. 그리고 튜바의 저음이 들어갈 절호의 타이밍을 잰다.
    "튜바는 뜨거운 태양을 닮은 악기"
    오는 5월 열릴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 공연을 준비 중인 그는 프로그램 가운데 홀스트의 '행성'이 금관악기 연주자에겐 쉽지 않은 곡이라고 했다. "오디션, 입시에서 어려운 부분을 발췌해 시험을 보는 곡이에요. 그때 얽힌 추억이 생각나네요.(웃음)"

    그러면 강현수는 튜바를 어떤 행성에 빗대고 싶을까. 부피가 크기에 '목성'이라는 대답이 나올 법했지만 그의 대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저는 튜바를 태양계의 중심 태양이라고 생각해요. 온도로 봐서도 뜨거운 악기고요. 어떤 관악기보다 많은 호흡량이 필요하고, 연주하다보면 금세 열이 오릅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연주할 수밖에 없어요."

    관악파트 연주자들이 기피하는 곡이 또 있을까. "여름에 정기공연으로 연주할 '로마의 분수'라는 곡이 있어요. 튜바 연주자들의 난곡이에요. 저음이 끝도 없이 내려가는데 민첩하고 큰 소리를 내야하기에 연주자의 기량이 판가름 나는 곡이기도 해요."
    "튜바는 뜨거운 태양을 닮은 악기"
    저음역대 악기 연주자에게는 선율을 뭉개지 않고, 또박또박 내는 연습이 그만큼 중요하다. "소리를 제대로 내기 위한 기본기 다지기를 많이 해요. 그리고 호흡법을 훈련해서 소리를 길게 내는 '톤 연습'도 하죠. 울림과 호소력이 있는 소리를 내기 위해 매일같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강현수의 튜바는 허벅지에 닿는 '가드' 부분이 유독 까맣게 벗겨져 있었다. 그가 말한 연습의 세월을 악기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글=이해원/사진=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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