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영접했네요'…빵덕후들도 쇼핑백에 쓸어 담았다는데 [박수림의 요즘 여기]
"빵지순례 안 가도 되겠네"
핫한 온라인 빵집 모아놓자 '오픈런'
성숙기 접어든 빵 시장
생존 비결로 떠오른 '희소성'
돈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구하기 어려운 빵'에 줄 서
핫한 온라인 빵집 모아놓자 '오픈런'
성숙기 접어든 빵 시장
생존 비결로 떠오른 '희소성'
돈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구하기 어려운 빵'에 줄 서
인천에서 왔다는 진모 씨(20)는 “평소 멀어서 가기 어려웠던 유명 빵집 제품을 살 수 있다고 해서 왔다. 오는 데 1시간30분 걸렸지만 빵을 워낙 좋아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빵집이 넘쳐나는 시대, 이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빵'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베이커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단순한 맛을 넘어 ‘희소성’이 소비를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전국 유명 베이커리 총출동하자 소비자 '북적'
행사장에서는 수원 치즈케이크 전문점부터 경북 김천 베이글 맛집, 대전 샌드위치 브랜드까지 전국 각지의 베이커리들이 참여해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오프라인 매장이 없거나 온라인 판매만 진행하는 업체.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어 오프라인 팝업이 열리자 이목을 끌었다. 계산을 마치고 매장을 나서는 이들 손에는 크럼블과 콩볼, 떠먹는 케이크 등 최근 인기를 끄는 빵이 담긴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이날 개점 시간보다 30분 일찍 와서 줄 섰다는 양모 씨(27)는 “평소 식사를 밥 대신 빵으로 먹을 정도로 빵을 즐겨 먹는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없거나 온라인 마켓만 운영하는 빵집의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포화한 빵 시장…성공 비결은 '희소성'
포화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희소성’이 핵심 차별화 포인트로 떠올랐다.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점 자체가 소비자 관심을 끌고 구매 동기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동하면서다. 손쉽게 빵을 살 수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보다 ‘오픈런’하거나 길게 줄 서야 구할 수 있는 소규모 빵집에 소비자 발길이 몰리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전략은 오히려 소비자 방문 욕구를 자극하며 높은 충성도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구매추정액 순위에서 성심당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젊은층 호응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2030세대의 성심당 구매추정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7% 늘며 4050세대(20.8%)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트렌드와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희소성 전략이 더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격 보다 경험…변화한 희소성 소비
소비자들이 긴 대기행렬을 감수하면서까지 ‘구하기 어려운 빵’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값비싼 상품을 구매하기보다 시간을 들여 특별한 경험을 얻는 데 더 큰 가치를 두게 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호영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소장은 “희소한 대상에 끌리는 현상은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인간의 기본적인 소비 욕구”라며 “과거에는 이러한 욕구를 명품이나 고가 상품을 통해 드러냈다면 최근에는 한정된 시간을 남들과 다른 경험을 만드는 데 사용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러면서 “무엇을 소유했는지보다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중요해지면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