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9C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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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소비자층 중심으로 반바지 밑단에 레이스를 더한 ‘레이스 쇼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면이나 새틴 소재에 레이스 장식을 적용해 마치 잠옷 차림으로 외출한 듯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일상복과 홈웨어의 경계를 허무는 ‘란제리 코어’가 올여름 패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레이스 쇼츠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지난달 ‘레이스 쇼츠’ 관련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57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에서도 지난달 ‘레이스 쇼츠·팬츠’ 제품 거래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440% 늘었다.

레이스 쇼츠가 인기를 끈 배경에는 최근 패션시장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란제리 코어’가 있다. 기존에 속옷이나 잠옷에 적용되던 디자인 요소를 일상복에 접목한 스타일을 가리킨다. 레이스와 리본, 새틴 소재 등을 활용해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2030세대 여성 소비자 중심으로 이 같은 스타일이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스커트와 블라우스 등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반바지까지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품이 넉넉한 셔츠나 재킷 등과 함께 매치해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멋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 생로랑의 2026 SS 패션쇼에서 레이스 쇼츠를 착용한 모델 헤일리 비버(왼)와 SPA 브랜드 자라가 이달 초 출시한 레이스 쇼츠(오)./사진=게티(왼), 자라 공식 홈페이지(오)
명품 브랜드 생로랑의 2026 SS 패션쇼에서 레이스 쇼츠를 착용한 모델 헤일리 비버(왼)와 SPA 브랜드 자라가 이달 초 출시한 레이스 쇼츠(오)./사진=게티(왼), 자라 공식 홈페이지(오)
글로벌 명품 브랜드 생로랑은 지난해 열린 2026 SS(봄·여름) 컬렉션에서 레이스 디테일이 더한 반바지를 공개했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인플루언서 모델 헤일리 비버는 레이스 쇼츠 위에 오렌지 색상의 바람막이를 매치한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글로벌 패션 매거진 보그는 “레이스가 달린 반바지는 최근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반바지 중 하나”라며 “2026년 봄·여름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스포츠 브랜드부터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까지 관련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지난달 브랜드 특유의 삼선 디자인에 레이스 디테일과 새틴 소재를 결합한 반바지를 출시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도 지난 1월 레이스 쇼츠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 꽃무늬 패턴을 강조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관련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스파오 제공
사진=스파오 제공
트렌드에 발맞춰 레이스 쇼츠를 새롭게 라인업에 추가한 브랜드도 등장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올여름 신제품으로 2만9000원대 레이스 쇼츠를 선보였다. 그동안 레이스 장식을 활용한 블라우스와 원피스 등은 출시해왔으나 이러한 디자인을 반바지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자이너와 생산·상품기획(MD) 담당자가 현지 생산 파트너사와 직접 협업하는 방식으로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속옷이나 홈웨어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디자인 요소가 일상복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편안함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레이스 쇼츠를 비롯한 란제리 코어 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