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고창갯벌. 사진=한경DB
전북 고창 고창갯벌. 사진=한경DB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확대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다. 충남 서산과 전남 고흥·무안·여수 갯벌 등이 추가 대상에 포함되면서 서남해안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다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연유산 분야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한국의 갯벌 2단계'의 세계유산 확대 등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통상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 결정은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후보 유산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IUCN이 심사해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권고안을 세계유산센터와 신청국에 전달한다.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 철새를 비롯해 생물 2000여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동아시아와 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기착지이자 대체 불가능한 철새 서식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21년 처음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번 2단계 확대 등재 신청에는 충남 서산과 전남 고흥·무안·여수 갯벌이 새로 포함됐다. 기존에 등재된 서천 갯벌, 전북 고창 갯벌, 보성·순천 갯벌은 물새 이동 범위와 서식 공간을 더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완충 구역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IUCN은 한국의 갯벌 2단계가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보전의 중요성이라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세계유산 경계를 대폭 조정하는 '중대한 경계 변경'을 승인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다.

확대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갯벌은 보성-순천-여수-고흥갯벌, 신안-무안 탄도만 갯벌, 무안 함해만 갯벌, 고창갯벌, 서천갯벌, 서산갯벌 등 6곳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서남해안 주요 갯벌을 아우르는 세계유산 체계가 마련되는 셈이다.

향후 과제도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은 2021년 등재 당시 2단계 확장 등재 계획을 공개하며 9곳을 추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신청에는 4곳만 포함됐다. 천연기념물 저어새 번식지로 알려진 강화갯벌 등은 제외됐다.

한편 한국은 현재 세계유산 17건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처음 등재됐고, 지난해에는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내년에는 조선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