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에 있는 LG유플러스 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200메가와트(MW) 전력 공급이 확정된 수도권 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다.   LG유플러스 제공
경기 파주에 있는 LG유플러스 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200메가와트(MW) 전력 공급이 확정된 수도권 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다. LG유플러스 제공
지난 5일 경기 파주 LCD 산업단지 안으로 들어가자 대형 공사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장 21개 크기의 부지 위에 크레인 5대가 자재를 옮기고 있었다. LG유플러스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이다. 국내 3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데이터센터를 발판으로 빠르게 AI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2030년까지 600MW로 확대

LGU+, 파주에 데이터센터…"2030년까지 5조 수주"
LG유플러스의 파주 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20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 공급을 확정 지은 곳이다. 약 15만㎡ 부지에 전산동 4개와 운영동 1개 총 5개 동이 들어선다.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은 20% 수준이지만 아직 바닥공사를 하고 있는 1동은 이미 50MW 규모의 임대 계약이 모두 끝났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현장에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전략 ‘더 에이스 온 트러스트’를 공개하고, 2030년까지 누적 수주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LG유플러스의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인 에픽AI에 따르면 이 회사의 AI 데이터센터 예상 매출은 올해 4820억원, 내년 5380억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파주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규모를 600MW 이상으로 확대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안형균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은 간담회에서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AI 데이터 수요가 학습에서 추론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표준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원LG’ 시너지로 인프라 구축

LG유플러스가 내세운 핵심 경쟁력은 속도와 전력, 냉각, 그리고 운영 안정성이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는 보통 3~4년이 걸린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주요 설비를 모듈화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표준 모듈형 데이터센터(PMDC) 방식을 도입해 공사 기간을 반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냉각 방식도 차별화했다. 과거 랙(Rack·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IT 하드웨어를 쌓아 표준화한 철제 프레임)당 전력이 수십kW 수준이었지만 컴퓨팅 수준의 발전으로 향후 랙당 1MW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력 사용 증가에 따라 발열량도 수십 배 늘어난다는 의미다. 액체 냉각과 공기 냉각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된 파주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에 냉각판을 붙여 열을 빼내는 직접 칩 냉각(D2C) 방식의 액체 냉각도 도입했다. 설계 단계부터 GPU 서버의 발열에 대응하기 위해 건물 하중·방수·배관 등을 액체 냉각에 최적화해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인프라 구축에는 ‘원 LG’ 시너지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냉각수 분배 장치 등을 생산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를 공급하며, LS일렉트릭과 공동 개발 중인 ‘DC 800V 배전 시스템’이 데이터센터에 적용된다.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로봇도 투입할 계획이다. 외곽 순찰 로봇과 더불어 전산실 내부 온습도, 먼지, 누수 등을 실시간 감지하는 로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안형균 그룹장은 “향후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수요가 일시에 몰리는 시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버텨낼 수 있는 기술력 싸움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서버 공간을 빌려주는 임대업자를 넘어 인프라를 통합 관리하며 국내 AI 서비스의 안정적 기반을 제공하는 AI 팩토리 오퍼레이터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파주=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