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거리로 나온 직원들 > 카카오 본사 노조가 창사 후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간 10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조합원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 판교 거리로 나온 직원들 > 카카오 본사 노조가 창사 후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간 10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조합원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카카오 본사 등 5개 카카오 법인 노조가 창사 이후 처음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사측과의 대화에 진전이 없으면 오는 29일 전면 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카카오 본사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사측과의 대화 채널이 막혀 있어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회사는 카카오 본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다섯 곳이다.

이들은 결의대회 이후 판교역 광장에서 약 800m 떨어진 유스페이스2 건물까지 행진했다. 결의대회와 행진에 참여한 노조원은 노조 추산 약 800명, 현장에 없었지만 연차 등을 통해 동참한 인원은 1500명 수준이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2시간 부분 파업을 한 적은 있지만, 이들 5개 회사는 창사 이후 첫 파업이다.

4시간 부분 파업인 만큼 당장 카카오 서비스 운영에 큰 차질은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 등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서비스마다 최소 유지 인력을 배정했다”며 “파업이 진행됐지만 최소 인력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노사 간 최대 쟁점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산입할지다. 사측은 RSU를 포함해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10.1% 수준의 성과급 보상을 제안했다. 노조는 성과급과 RSU를 따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13~14%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과급 문제 외에도 경영진의 무책임한 경영이 파업에 나선 중요한 원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경영진의 실책과 잘못으로 회사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경영 실패에 책임지지 않는 구조로 인해 공동 투쟁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성과급 산정 문제에 대해서도 “RSU가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도 막상 경영진은 현금 보상을 받는다”며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측이 직원을 대하는 진정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디케이테크인 등 사실상 실질적 경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는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은 부분 파업에 그쳤지만 노조는 29일에는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서 지회장은 “29일에는 노조원들이 연차나 업무 시스템 오프를 통해 종일 파업하는 ‘로그오프 데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면 파업까지 20일가량 남았지만 노사 간 대화 채널은 사실상 막혀 있다. 5개 법인 중 카카오 본사만 지난 8일 노사 대화를 한 차례 했고, 나머지 계열사는 대화 채널이 끊어진 상태다. 카카오 노사 역시 한 차례 대화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노사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분 파업이나 하루 정도의 파업으로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데 별다른 타격은 없지만 전면 파업이 장기화하면 서비스 운영과 별개로 카카오의 신사업 추진,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 개발 등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