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드는 금리…고금리 환경서 잘 버틸 종목은? [분석+]
연말까지 미 Fed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70% 이상
외부 자금 조달 하이퍼스케일러 부담 가중 가능성
"수익성보다 현금 흐름이 더 좋아지는 기업 주목해야"
외부 자금 조달 하이퍼스케일러 부담 가중 가능성
"수익성보다 현금 흐름이 더 좋아지는 기업 주목해야"
고금리 환경에서도 기업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기업의 특성으로 △수익성 향상과 △이를 뛰어넘는 현금흐름 확장이 기대되는 종목이 꼽혔다. 고금리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주를 제외하면 미용 관련 종목들이 이 조건에 들어맞았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간밤 글로벌 주식시장의 금리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08%포인트 오른 4.549%로 마감됐다. 장중에는 4.571%를 찍기도 했다.
금리 상승 배경은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미·이란의 군사적 충돌 격화다.
미국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올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미국의 5월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7%로 예상(0.56%)을 밑돌았고,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전월의 0.38%에서 0.21%로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CPI 상승률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물가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데다, Fed가 지정학 이슈 장기화에 따른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번 물가지표가)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시켜주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시 안팎에선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CME그룹 페드워치툴에는 Fed의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25%포인트 인상돼 있을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43.7%)로 점치고 있다. 0.5%포인트 인상 확률(22.9%)와 0.75%포인트 인상 확률(4.6%)을 합치면,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에 지금보다 높아져 있을 확률이 71.2%에 달한다.
금리 상승은 보통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때가 많다. 기업의 이론적인 적정주가는 미래 이익이나 자산가치를 현재가치로 할인해 구하는데, 할인율로 시장금리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미래가치가 같은 상태에서 할인율이 커지면 현재가치(이론 상 적정주가)는 줄어든다.
문제는 현재의 금리 상승이 성장 기업들의 미래 가치 자체를 쪼그라뜨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AI 투자 열풍이 금리 상승으로 꺾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AI 투자 재원을 충당하던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최근 들어 외부 자금 차입에 나서면서다. 차입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되면 금리 상승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돌자 시장금리가 치솟았고, 글로벌 증시는 동반급락했다. 이 영향이 한국에 반영된 8일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에서 20분간 매매거래가 중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투매가 일어났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증시가 급락한 2023년 11~12월의 ‘채권 발작’(본드 텐트럼) 이후 회복한 종목들을 특성으로 “다음연도 매출보다는 주당순이익(EPS), EPS보다는 잉여현금흐름(FCF)의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리 상승과 고금리 환경에서도 비슷한 전략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은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올해와 내년 연간 매출액 증가율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각각 20% 이상이고 △매출액 증가율 컨센서스보다 순이익 증가율 컨센서스가 2년 모두 더 크며 △2년 중 한해라도 FCF 증가율 컨센서스가 더 높은 13개 종목을 추렸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9개가 반도체 관련 종목이었다.
에이피알은 화장품과 가정용 미용 장비 ‘부스터프로’ 라인을 앞세운 뷰티 테크 기업이다. 투자포인트는 미국 중심의 해외 매출 고성장과 화장품·디바이스 동반 성장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23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89%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 둔화를 상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디바이스 성장률 둔화 가능성의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달바글로벌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운영하며 미스트, 선케어, 크림 등을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와 해외 온라인 채널 확장성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올해 1분기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68.7%에 달했다.
파마리서치는 스킨부스터 ‘리쥬란’, 관절강 주사제,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에스테틱·의료기기 기업이다. 리쥬란 브랜드의 국내외 확장과 고수익 의료기기 사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경쟁 제품 등장과 중국에서의 수요 변동성은 리스크로 꼽힌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