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조 잭팟' SK하이닉스…"한국서 팔아라" 이유 알고보니
같은 SK하이닉스인데…ADR이 본주보다 비싸질까?
"美추가 수요와 차익거래 제한으로 ADR이 더 비싸져"
TSMC도 美 ADR이 본주 주가보다 5~8% 더 비싸
가격은 차이나도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美추가 수요와 차익거래 제한으로 ADR이 더 비싸져"
TSMC도 美 ADR이 본주 주가보다 5~8% 더 비싸
가격은 차이나도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과연 한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본주와 미국 ADR의 주가 차이는 어느 만큼이나 날까?
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IPO는 글로벌 장기 투자 펀드와 기술주 투자자들로부터 초기부터 강한 수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6일 열린 경영진 설명회에는 약 1,000명의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ADR이 더 비싸진다는 근거
미국 시장에서 추가로 기관투자자들의 편입 수요가 생기는 것이 일단 SK하이닉스의 프리미엄 형성 요인이 될 수 있다.반도체 주식에 투자하는 SOXX같은 초대형 반도체 ETF나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미국에 상장된 ADR을 바스켓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SK하이닉스의 ADR을 편입해야 하는 수요로 본주 대비 프리미엄으로 이어진다.
ADR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초과 청약 외에도 한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도 SK하이닉스 ADR에 대한 신규 수요가 된다는 점도 ADR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를 매도한 자금 중 일부는 ADR 매수 자금으로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익거래 한계도 ADR 프리미엄으로 작용
여러 시장 관계자들은 본주와 ADR간 상호 전환이 어려운 구조적 장벽으로 차익거래가 제한되는 점을 ADR이 프리미엄에 거래될 근거로 보고 있다.서로 다른 주식시장에서 본주와 ADR간 차익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국간 자본 이동이 완전히 자유로울 때 가능하다. 즉 ADR을 매도하고 한국 본주를 매수하거나 본주를 ADR로 전환하는 거래가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
한국은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이달 초 한국 외환 시장이 24시간 개방됐지만 해외 투자자의 자유로운 거래에 필요한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은 완벽하게 정착돼있지 않다.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및 증빙 의무 등으로 해외 투자자가 미국에서 원화를 자유롭게 보유하거나 조달해 한국에 투자하는데 구조적 제약이 여전히 크다. 금융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재정거래를 할 수 없는 구조다.
이와 관련,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이 날 한국 증시에 상장된 보통주를 매도하고 SK하이닉스의 ADR을 매수하는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차익거래가 어렵다는 것이 주된 논리다.
물론 본주보다 ADR이 프리미엄으로 거래된다 해도 TSMC의 사례처럼 주가는 시차를 두고 대부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장기적으로는 주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한다고 한다.
이 경우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될지 TSMC의 사례를 보자. 대만도 한국과 비슷한 외환규제를 두고 있어 본주와 ADR 차익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TSMC ADR 은 통상 본주보다 5~8% 비싸
역사적으로 TSMC의 ADR은 대만 본주 대비 약 5% ~ 8% 수준의 프리미엄을 유지해 왔다. 즉, 미국에서 거래되는 ADR 가격이 대만 현지의 TSMC 주가보다 5~8% 더 비싸다.다만 글로벌 AI 하드웨어 랠리가 극에 달했던 2024년 말~2025년에는 TSMC의 ADR 프리미엄이 역사적 고점인 25% 수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도 20%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다.
대만 역시 각종 외환 및 외국인 투자자 규제로 대만 주식을 ADR로 바꾸는 것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미국 ADR을 대만 본주로 바꿔 매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조건이다.
자본이동 자유화시 본주와 ADR이 완벽하게 연동-ASML 경우
반면 본주와 ADR이 완벽하게 연동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국가의 기업인 경우에 해당된다.네덜란드 ASML의 경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래소에 상장된 본주와 미국 나스닥의 ADR 사이에 가격 차이가 통상 0.5% 미만이다. 크게 벌어져도 1% 안팎에 불과하다. 유로 대 달러의 환율 변동과 뉴스 등이 반영되는 양 시장의 거래 시차로 인한 일시적 괴리를 제외하면 본주와 ADR의 가격이 거의 완벽하게 연동돼있다.
네덜란드와 미국간에 자본 유출입이나 외국인 주식 보유, 통화 환전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스닥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가격 차이가 조금만 벌어져도, 글로벌 퀀트 펀드와 투자은행들이 즉각 유럽에서 본주를 사 미국에서 ADR로 전환해 파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격 차이가 벌어질 틈 없이 즉각 메워진다.
즉 자본 규제가 있고 글로벌 자금 수요가 몰리는 기업의 경우 시장 과열기에는 미국 ADR이 본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오버슈팅이 자주 일어난다. 반면 ASML처럼 선진국간 교차 상장이고 자본 규제가 거의 없는 기업의 경우 환율 변동 외에는 어느 시장에서 거래하든 동일한 자산 가치를 가진다.
8일 수요예측 마감, 9일 한국증시 마감후 가격전망치 발표
SK하이닉스는 이번 주 월요일(6일)부터 약 28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예탁증권(ADR) 1억 7,790만 주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로이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초과 청약으로 ADR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을 미국 동부 시간으로 8일 오후 4시에 마감하기로 했다.
가격 전망치는 9일 한국 증시 마감 후 발표될 예정이고, 배정 물량은 미국 시간으로 목요일 늦게 확정된다. 10일에는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상장된다.
SK하이닉스의 ADR은 보통주의 1/10 가치로 거래된다. 이번 공모는 SK 하이닉스 시가총액의 2.5%에 해당한다. SK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반도체 주가의 급격한 변동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 배 이상 증가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베일리 기포드, 코터스 매니지먼트 및 시츄에이셔널 어웨어니즈 파트너즈 등이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서 최대 70억달러 상당의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 상장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주 초 메모리 반도체에 비판적인 보고서를 발표한 모건 스탠리는 참여하지 못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