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근 대표 "LLM과 경쟁 의미없다…기업 데이터로 중기 집중"
“오픈AI·앤트로픽의 대규모언어모델(LLM) 성능 경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것입니다.”

임정근 BHSN 대표(사진)는 지난 9일 기자와 만나 “국내 인공지능(AI)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 업무의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 마일’을 선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18년간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해외투자 전문 변호사로 일한 임 대표는 2021년 ‘변호사님’의 앞글자를 영어로 만들어 법률 AI 회사인 BHSN을 세웠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삼성그룹의 기업형벤처캐피털(CVC)인 삼성벤처투자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그가 말하는 라스트 마일은 AI가 실제 기업 업무를 수행하는 마지막 단계다. AI가 기업에서 제대로 일하려면 기업 내부 계약서와 업무 기준, 과거 의사결정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업무 흐름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임 대표는 “기업마다 계약 데이터와 업무 방식이 모두 다른데 LLM은 그것을 알 수 없다”며 “차별화는 기업 내부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얼마나 잘 연결하느냐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BHSN이 개발한 AI 플랫폼 ‘앨리비’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앨리비는 계약서 작성과 검토, 법률 질의응답, 전자서명, 계약 이행 관리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었다.

BHSN은 앨리비의 전자서명 기능을 무료 제공하기로 했는데, 임 대표는 “전자서명은 이제 기술적으로 높은 장벽이 있는 시장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급일과 갱신일, 비밀유지의무 같은 내용을 AI가 자동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훨씬 큰 가치”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과 해외 시장을 겨냥한 이유도 분명히 했다. 그는 “대기업은 법무팀 등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한 사람이 총무와 법무를 함께 맡는 사례가 많다”며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 리걸 AI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BHSN은 영어·일본어·중국어 계약 분석 기능을 구축하고, 오는 9월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버전을 글로벌에 출시할 계획이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