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구마 겐고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건축 전문 저널리스트. 5년 전부터 스스로를 ‘구마 겐고 관찰자’라고 부르는 미야자와 히로시는 <구마 겐고 건축 도감>의 저자다. 그가 예리한 시선으로 구마 겐고의 건축 세계를 파헤쳤다. 시대의 비난과 찬사 속에서도 야생성을 잃지 않으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증명해낸 구마 겐고의 대표작 10선을 통해 그가 왜 현대 건축사에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아보자.평소 나는 “구마 겐고의 건축을 왜 그리도 좋아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실 처음부터 그의 건축을 좋아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물론 사람으로서는 매우 신뢰한다). 나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동안 닛케이 BP사의 건축 전문 잡지 <닛케이 아키텍처>의 기자로 구마 겐고가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구마의 건축물은 하나같이 사진발을 잘 받는다. 그는 말솜씨가 좋아 잡지에서 다루기도 좋다. 하지만 건축물을 실제로 보면 도전적인 디테일이나 앞뒤가 뚜렷한 디자인에 ‘어라?’ 하고 의아할 때도 적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구마 겐고는 ‘일본을 이끌지도 모르는’ 건축가 중 한 명에 불과했다.

2010년대 이후 그의 눈부신 활약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왜 이토록 건축주에게 의뢰가 끊이지 않을까’, ‘왜 일반인에게까지 이렇게 널리 알려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건축가는 그전까지 없었다. 진지하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출판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건축의 매력을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전하고 싶어 독립한 나에게 첫걸음으로 가장 적합한 작업물이 구마의 건축군을 해독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 책을 눈여겨본 것인지 아르떼로부터 이번 원고의 의뢰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