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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소간지' 소지섭 "리암 니슨처럼 오래, 독보적인 액션 배우 될 것" [김예랑의 씬터뷰]
"소간지요? 이젠 저만 들을 수 있는 별명"
"이젠 '김부장'으로 기억되고파"
"이젠 '김부장'으로 기억되고파"
딸의 눈치를 보는 소시민 가장부터 절절한 부성애를 품은 특수요원까지, 한계 없는 역할의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이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장 대중친화적인 배우로 서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스크린을 압도하는 '한국의 리암 니슨'을 꿈꾸는 영원한 '소간지', 소지섭 이야기다.
"소간지요? 예전엔 부담스러워서 도망치고 싶기도 했는데, 이젠 저만 들을 수 있는 별명이잖아요. 너무 감사하죠."
지난 30일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소지섭은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김부장' 최종회는 수도권 시청률 23.4%, 전국 23.0%를 기록한 데 이어 순간 최고 시청률은 27.1%까지 치솟았다. 10회 연속 동시간대 전 채널 1위를 지킨 것은 물론 역대 SBS 금토드라마 시청률 2위에 올랐다. 누적 TV 시청자 수는 2563만 8593명, 누적 도달률 52.56%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TV 앞으로 불러모았다.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에서도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소지섭은 "방송되고 회차마다 놀라웠다.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얼떨떨하다. 몰래카메라를 하는 기분이다"라며 "제작발표회를 할 때까지만 해도 10%만 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너무나 많은 사랑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 "아빠 왔다, 집에 가자"…서수민·최대훈·윤경호와 완성한 완벽한 호흡**
'김부장'의 성공을 이끈 중심에는 배우들과의 진한 호흡이 있었다. 특히 딸 민지 역을 맡은 서수민과의 부녀 케미스트리는 극의 가장 강렬한 감정적 축이었다. 소지섭은 "실제로 둘이 화면 안에 있을 때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딸로 나온 수민 양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민 양의 아빠가 제 또래라 아빠한테 하는 행동을 해주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첫 촬영 날 어색함을 풀기 위해 하트 사탕을 건넸던 비하인드도 전했다. "수민 양이 준비가 안 되거나 시간이 걸릴 때는 와서 쓱 어깨를 잡고 '잠깐만 잡고 있을게요' 하며 감정을 잡곤 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며 "기찻길 신에서 장래 희망이 가수라고 하는 애드리브도 현장에서 리허설하며 합을 맞춘 거다. 'MZ 포즈'나 그룹 리센느의 '야호' 같은 것도 시킨다. 저는 잘 모르면서 다 따라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가장 울컥했던 장면으로는 딸을 찾은 직후를 꼽았다. "대본을 봤을 때 '아빠 왔다. 이제 집에 가자'라는 대목에서 울컥함이 세게 왔다. 보는데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상황도 복잡하고 액션과 감정이 얽혀있어 잠을 잘 못 잘 정도로 부담이 컸던 신이다"라고 회상했다.
'아빠 유니버스'를 구축하며 유쾌한 코미디를 만들어낸 최대훈, 윤경호에 대한 공도 잊지 않았다. "'김부장'이 잘된 것은 그 친구들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 연기를 워낙 잘해서 현장에서 신을 어떻게 꽉 채울지만 이야기했다"며 "경호는 상대방이 불편할까 봐 유도하는 스타일인데 현장에 오면 항상 '형~' 하면서 안아준다. 다만 계속 붙어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불필요한 액션은 줄였다"…한국 최초 AI 액션부터 냉동창고 혈투까지
액션 스타로서의 면모는 더욱 정교해졌다. 전작 '광장'과의 차이점에 대해 소지섭은 "광장이 죽을 것을 알면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액션이었다면 김부장의 액션은 살기 위해 지나가는 과정이다. 잘 보면 누군가에게 고통은 주지만 죽인 적은 없다. 총을 쏴도 다리나 팔을 맞춘다. 감정이 먼저 보이고 그 다음 액션이 나오는 디테일을 챙겼다"고 설명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냉동창고 신을 꼽았다. "양복 한 벌을 입고 비를 맞으며 촬영하는데 바닥이 얼어붙었다. 처음으로 너무 추워서 연기가 안 되는 경험을 했다. 몸이 컨트롤되지 않아 완성하지 못한 신은 다음 날 다시 촬영하기도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산업적으로 화제를 모은 한국 드라마 최초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 전면 도입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AI 영상 콘텐츠 전문기업 모피어스 스튜디오의 플랫폼 '에이크론(AICRON)'을 통해 북한 배경 폭파, 차량 추격전 등 고난도 액션 시퀀스가 완성된 바 있다. 소지섭은 "스케일이 크거나 위험해서 하지 못했던 부분을 기존에는 CG로 처리했지만 비싸기도 했다. AI와 같이 가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화면으로 봤을 때 연기자의 에너지나 땀냄새 같은 것은 확실히 안 보이지만 괜찮은 시도였다고 본다"고 평했다.
◇ "와이프 조은정과 함께 시청…오래 함께해 준 팬들 덕에 서로 신났다"
가족들과 팬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도 전했다. 흥행 이후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어머니나 와이프나 작품을 먼저 보기보다 고생하는 걸 먼저 보는 것 같다. 재밌다고 응원해 줬다"며 "아내가 누구의 아내가 아닌 본인의 이름으로 살길 바라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말을 잘 안 하게 된다. 그 친구의 이름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배려심을 보였다.
오랜 팬들에 대해서는 "배우라는 게 찾는 사람이 있어야 연기를 하는데 소중한 분들이다. 오래간만에 조금 이슈가 되는 드라마를 하게 돼 서로 신났던 것 같다"며 "평소 가던 곳만 다니는데 식당 같은 데서 '아 김부장' 하고 아는 척을 해주신다. 정말 많은 분이 보셨구나 싶다"고 감사해했다. 또 팬들의 팬미팅 요청에 "이제 힙합을 못한다"고 답한 것에 대해 "저와 팬들 모두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모르겠다. 대답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 "연기대상 욕심은 zero…리암 니슨처럼 오래 액션 하고파"
동료들 사이에서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소지섭은 손사래를 쳤다. "상에 대한 욕심은 하나도 없다. 저를 믿고 함께하는 분들이 손해 보지 않는 것이 첫 번째다. 대상을 받으면 더 좋고 같이 한 사람들이 잘되는 게 좋지 연기상 욕심은 없다. 다음 작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중이 항상 찾는 '준비된 배우'가 되기 위한 일상 루틴도 공개했다. "일정이 끝나면 오전에 권투 2시간을 하고 낮에 미팅을 본 뒤 오후에 헬스를 1시간 하고 저녁을 집에서 먹는다. 주중에는 늘 이 루틴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가 났을 때 김부장처럼 폭발하지 않고 아무 생각이 안 날 때까지 운동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요즘은 운동만으로 안 되어서 가끔 피부과도 간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가지는 욕심과 앞으로의 포부를 묻자 소지섭 "리암 니슨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멋진 액션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소지섭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액션이 바로 떠오르는 독보적인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데뷔 30년이 넘었는데 '라이징 스타'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 정말 시작인가 싶기도 합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