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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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흑자 사업보고서를 믿고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본 차바이오텍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31일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12명이 차바이오텍과 임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텍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차바이오텍은 2017년 사업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연구개발비 상당액을 '비용'이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했다. 이 때문에 실제보다 영업손실이 적은 것처럼 공시됐다. 이후 금융감독원 감리에서 이 회계처리가 잘못됐다고 판단되자 회사는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다시 반영해 사업보고서를 정정했고,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견 '한정'을 냈다.

대법원은 이 사업보고서가 자본시장법상 '허위공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하면서 영업손실 규모를 실제보다 작게 기재했고, 일반 투자자들은 이러한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믿고 주식을 매수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허위공시와 투자자들의 손해 사이에도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의 면책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차바이오텍과 임원들이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허위 기재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한 원심 판단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이 "일반 투자자는 공시된 재무제표를 신뢰하고 투자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상장사의 회계 공시 책임을 엄격하게 인정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