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접종 횟수 줄여라"…트럼프는 어쩌다 백신 불신론자 됐나
오늘의 질문
팬데믹 때 불신 커진 제약사 맞서
정치적 영향력 키운 경험 바탕
자폐증 발병과의 연관성 주장
팬데믹 때 불신 커진 제약사 맞서
정치적 영향력 키운 경험 바탕
자폐증 발병과의 연관성 주장
올해 미국 내 홍역 확진자가 1991년 후 3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전염병 취약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홍역이 다시 확산한 배경으로는 백신 접종 거부 현상이 꼽힌다.
이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아동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권장 백신 접종 대상을 축소하는 작업을 서두르라”고 재차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초 소아 예방접종 권고 대상을 기존 17종에서 11종으로 줄였다. 로타바이러스와 수막구균성 질환, A·B형 간염,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백신 등이 권고 목록에서 빠졌다. 미국소아과학회 등 6개 의료단체는 지난 3월 해당 권고 목록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정책의 중심에는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인 케네디 장관이 있다. 그는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연방정부의 아동 예방접종 일정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1998년 발표된 논문에서 비롯됐지만 해당 연구는 이후 데이터 조작과 연구 윤리 위반이 드러나 철회됐다. 미국 의학연구소는 2004년 보고서에서 백신과 자폐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축소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는 아동 자폐증과 소아 만성질환 감소를 주요 정책 성과로 남기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기금을 아끼려는 계산도 깔렸다. 1986년 제정된 ‘백신 제조사 면책 제도’는 백신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제조사 대신 정부가 피해를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 부담으로 기업들이 백신 생산을 중단하는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정치적 계산도 깔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장관은 스스로를 보건 관료와 제약업계에 맞서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식품의약국(FDA)과 대형 제약회사에 광범위하게 퍼진 대중 불신을 이용하는 것이다. 케네디 장관은 팬데믹 당시 백신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운 경험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존 정치·과학 엘리트에게 반감이 있는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이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아동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권장 백신 접종 대상을 축소하는 작업을 서두르라”고 재차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초 소아 예방접종 권고 대상을 기존 17종에서 11종으로 줄였다. 로타바이러스와 수막구균성 질환, A·B형 간염,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백신 등이 권고 목록에서 빠졌다. 미국소아과학회 등 6개 의료단체는 지난 3월 해당 권고 목록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정책의 중심에는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인 케네디 장관이 있다. 그는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연방정부의 아동 예방접종 일정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1998년 발표된 논문에서 비롯됐지만 해당 연구는 이후 데이터 조작과 연구 윤리 위반이 드러나 철회됐다. 미국 의학연구소는 2004년 보고서에서 백신과 자폐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축소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는 아동 자폐증과 소아 만성질환 감소를 주요 정책 성과로 남기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기금을 아끼려는 계산도 깔렸다. 1986년 제정된 ‘백신 제조사 면책 제도’는 백신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제조사 대신 정부가 피해를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 부담으로 기업들이 백신 생산을 중단하는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정치적 계산도 깔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장관은 스스로를 보건 관료와 제약업계에 맞서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식품의약국(FDA)과 대형 제약회사에 광범위하게 퍼진 대중 불신을 이용하는 것이다. 케네디 장관은 팬데믹 당시 백신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운 경험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존 정치·과학 엘리트에게 반감이 있는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