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란에 대규모 미사일을 판매하려는 정황이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는 이란 전쟁 여파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출구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전쟁의 양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이 최대 400기의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을 이란에 팔 것이라는 보도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라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란이 홍콩 무역회사를 통해 중국산 미사일 300~400기를 구매했으며, 몇 주 내 파키스탄에서 첫 물량을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무기를 팔지 않겠다고 확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시 주석)는 내게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고 아주 강력하게 말했다”며 “내가 꽤 실망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군은 이날 이란을 상대로 공격을 재개했다. 지난 23일 양측이 협상 국면에 들어서면서 공습을 중단한 지 6일 만이다.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날 X(옛 트위터)에 “미국 동부시간 29일 오후 10시 이란을 향한 대규모 공습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군 지휘통제실, 미사일 및 드론 시설, 연안 감시 및 방어 시설, 해상 전력 자산을 포함해 이란 내 표적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욕설을 섞어가며 “우리는 이란을 두들겨 팰 것”이라고 한 직후 이뤄진 공격이다.

사우디도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8일 미군과 사우디군은 공동으로 이라크 내 친이란 군사 민병대를 공격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연합체인 인민동원군은 공습 직후 이란혁명수비대 고문 4~6명 등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홍해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연합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중해 부근 이집트 다미에타 항구에서 29일 발생한 미국 소유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관련 화재는 드론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란 측이 공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집트 정부는 “공격 주체가 아직 불분명하다”고 했다.

분쟁이 격화하자 유가도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92.5달러대(오후 5시 기준)까지 상승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도 경제에는 불안 요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전략비축유가 3억770만 배럴로 줄어 비축 초기 단계인 1983년 3월 후 4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