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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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인 판매가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캘리포니아 농가들이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밭을 갈아엎거나 불태우고 있다. 젊은 소비자의 음주 감소와 취향 변화, 가격 부담이 겹치면서 생산 기반까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와인업계는 지난해 최근 25년 가운데 가장 적은 양의 와인을 생산했다. 창고와 매장에 팔리지 않은 와인이 쌓이면서 포도를 따는 것보다 밭에서 썩게 두기도 했다. 올해 가을 수확에서도 수천t의 포도가 그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와인시장의 침체는 건강에 대한 경고가 커지면서 전체 음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전통 와인을 고루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여기며 캔 칵테일과 탄산주, 무알코올 맥주·증류주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 와인 판매량은 현재 20여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높고 맛이 진한 적포도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량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적포도주가 백포도주보다 적었다. 미국 와인의 약 80%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에서는 피노 누아르가 산업의 부침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피노 누아르는 여전히 캘리포니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적포도주지만 생산량은 2021년 이후 30% 감소했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게티이미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게티이미지
캘리포니아와인포도재배자협회에 따르면 2025년 주 전역에서 약 3만8000에이커의 와인용 포도밭이 철거됐다. 전체 재배면적의 약 7%에 해당한다. 와인 재배업계에선 50만t 이상의 포도가 수확되지 않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수백곳의 와이너리가 추가로 문을 닫은 뒤 시장이 바닥을 형성할 것이란 예상이다. 캘리포니아 바와 주류 판매점에서는 젊은 고객의 무알코올 제품 문의가 늘고 있다. 일부 업주는 대마초 인기도 와인 소비를 줄였을 것으로 본다. 와인을 찾는 고객은 차갑게 마시는 적포도주나 오렌지 와인,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백포도주를 선호하고 있다. NYT은 "미국 와인의 최대 수출시장인 캐나다 일부 주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주류 판매를 금지한 점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